◎공급과잉 5∼7弗선 전망도연일 바닥을 치는 유가는 과연 어디까지 떨어질 것인가?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에서 30일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월 인도분이 12년 이래 최저수준인 배럴당 10달러 48센트를 기록한데 이어 1일에도 10달러 41센트의 약세로 출발했다. 그간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하면 25년 이래 최저시세라는 분석이다.
뉴욕시장(NYMEX)에서도 30일 1월 경질유 인도분이 지난달 25일 폐장가에 비해 64센트 떨어진 11.22달러에 마감됐으나 한때 10.82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급격한 유가하락은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유가 부양조치마련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지만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80년 연평균 유가인 배럴당 36.83달러의 30%를 밑도는 현 유가는 5∼7 달러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알 사바 쿠웨이트 석유장관의 전망. 국제유가의 최저기록인 86년 7월의 8.75달러선도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원유소비의 25%를 차지하는 아시아 경제위기에 세계적인 이상 난동, 각국의 석유비축량 증가가 겹쳤지만 무엇보다 큰 유가하락 요인은 산유국의 감산합의 이행실패에 따른 공급량의 초과다.
특히 원유생산량 2, 3위인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과잉 생산의 두 주역. 심각한 재정적자에 처한 이들 두 나라가 감산합의를 무시하는 데다 최근 대외채무지불유예를 선언한 러시아와 식량조달용 석유수출 길이 트인 이라크까지 가세, 공급과잉에 일조함으로써 산유국간 갈등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때문에 내년 3월 OPEC각료회의에서도 감산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더욱이 유가급락은 원유수출이 재정수입의 근간인 중동과 남미 국가들의 재정운영에 타격을 가해 일부 국가에선 왕정체제가 흔들리고, 외국근로자 추방사태가 야기되는 등 국제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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