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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주말극 ‘종이학’(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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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주말극 ‘종이학’(TV평)

입력
1998.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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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침체 ‘이유 있었네’/내용 진부하고 질질끌어 답답/연기마저 서툴러 흥미반감매주 토·일요일 오후 8시 방송되는 KBS 2TV 주말드라마 「종이학」(극본 조소혜, 연출 김종창)을 보면 거의 1년여동안 계속되고 있는 KBS드라마 침체의 원인을 알 수 있다. 속도가 느리고, 내용은 진부하고, 연기가 서투르다. 요즘 방영되는 MBC드라마가 내용상 갖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우선 29일 제10부가 방영됐는데도 처음과 비교해 진척된 것이 거의 없다. 주인공 은학(류시원)과 나현(명세빈)이 카레이서와 피아니스트에서 대형 할인매장의 임시직원으로 변한 것 말고는 바뀐 게 없다. 3회에 걸쳐 나현의 어머니(이경진)가 죽은 남편의 보험금을 타내려 하는 과정도 지루하다. 보험회사 직원의 추궁장면을 꿈으로 처리한 부분에서는 실소마저 나온다.

「방송계의 신데렐라」로 일컬어지는 명세빈의 연기력은 아직 부족한 것같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꿈과 의욕을 잃은 배역(그래서 대사가 많지 않은)이어서 다행이지, 정확한 대사전달과 표정연기가 필요한 배역이었다면 드라마가 더욱 곤란해질 뻔 했다. 상대역 상후(김정민) 역시 시선을 잡아매기에는 연기력이 떨어지는 형편이다.

드라마가 이렇듯 부실하다 보니 단편적인 흥미거리만 많아지게 된다. 은학의 친구 필승(박용우)과 광모(이상민)는 시도때도 없이 춤동작을 연습하며 『모으고 퀵 퀵 슬로』를 외치고, 할인매장에서는 『오늘 회식이 있다, 이 말이죠』식의 매니저 말투흉내가 그치지 않는다. 「젊은이의 양지」 「첫사랑」을 집필했던 작가의 역량, 갖은 히트 드라마를 만들어낸 KBS 드라마제작국의 노하우는 어디로 간 것일까.<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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