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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병원’의 우울한 생일/국립의료원 개원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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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병원’의 우울한 생일/국립의료원 개원 40주년

입력
1998.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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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후 환자 급증불구 낡은시설·장비 큰 불편/예산부족 고칠 엄두못내「서민의 병원」 국립의료원(원장 조덕연·趙德衍)이 지난 28일로 개원 4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생일을 맞은 의료진과 직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IMF이후 국립의료원을 찾는 서민환자들은 자꾸 늘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자괴심」때문이다. 28년간 간호사로 일해온 김정숙(金貞淑·57)씨는 『열정을 다해 젊음을 바쳤지만 보람을 느끼기가 힘들다』고 착잡해했다.

한국전쟁 당시 의료진을 파견했던 스칸디나비아 3국의 후원으로 58년 문을 연 국립의료원은 혼자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영세민 등 의료보호환자들을 주로 진료, 「서민의 병원」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적자가 누적, 지난해 50억원에 달하면서 민영화가 검토되기도 했으나 여론의 반대로 무산됐다.

올들어 9월말까지 이 병원을 찾은 의료보호환자들은 일반 병원의 10배가 넘는 4만4,210명. 지난 한해의 전체 환자보다 2.4% 늘어났다.

하지만 환자들은 낡은 시설과 장비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건물도 그동안 개·보수가 거의 이뤄지지못해 곳곳에 금이 가고 누수가 되는데다 휠체어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1층에 두 개밖에 없다.

의료장비는 대부분 82년이후 교체를 하지 못한 상태. 의료원측이 자체 분석한 당장의 교체대상 장비가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 특히 병원내 컴퓨터가 대부분 286, 386기종이어서 업무처리가 늦어 진료 및 약품지급 대기시간이 일반병원보다 보통 10∼20분씩 더 길다.

의료원측은 내년도에 15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고작 48억원만 배정받아 서민환자들의 어려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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