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財 구조개혁 ‘공개서약’ 할듯/유화 등 3분야 보완 상당진척 시사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내주중 주재하는 정·재계 간담회는 김대통령의 올해 개혁 일정에서 마지막 관문인 5대그룹 구조개혁을 사실상 매듭짓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5대그룹 개혁은 밖에 비쳐진 것보다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난 주말 석유화학 등 3개분야 빅딜에 대한 사업구조조정 추진위원회의 결정도 반려라기보다는 보완 요청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해 그동안 물밑 협상이 상당부분 진척됐음을 시사했다. 김우중(金宇中) 전경련회장도 29일 김대통령을 독대한 자리에서 5대그룹의 수정된 구조조정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 면담을 통해 정·재계는 서로의 입장을 상당 부분 접근시킨 것같다.
이에 따라 이번 간담회에서 양측은 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재벌을 다그치거나 옥죄는 형식이기보다는 기업자율로 개혁을 완수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대통령으로선 압박과 설득을 거듭해 재벌측 태도를 변화시킨 만큼, 이를 구속력있는 약속으로 다짐받을 필요가 있다. 김대통령이 30일 박태준(朴泰俊) 자민련 총재와의 회동에서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뒷말이 없고, 차질이 없도록 결말을 짓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 이 같은 맥락이다.
다음주 간담회때까지 채권은행단과 5대그룹은 대대적인 구조조정 일정을 담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놓고 교섭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는 재계가 김대통령 앞에서 이 약정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식」의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김대통령이 올해 추진해온 경제개혁은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된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7월4일 전경련회장단과 첫 간담회를 갖고 기업자율의 구조조정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9개항의 합의문을 채택했다. 김대통령이 5개월만에 재계와의 직접 접촉에 나서는 것은 이 약속을 이행했는지 여부를 상호간에 점검한다는 의미도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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