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의 증상따라 궤양·운동부족·역류형 구분/환자중 절반이상이 원인불명「위가 부은 것같다.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하다. 음식물이 명치에 그대로 얹혀 있는 것같다. 배 고픈 줄 모르겠다. 가스가 찬다. 구역질이 난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소화불량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소화불량증환자는 위 속에 고약한 병이나 있지 않은지 내시경이나 컴퓨터등 복잡하고 힘든 검사를 해봐도 실제론 아무 이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을 소화하는데는 위 췌장 담낭과 같은 장기가 관여한다. 이런 장기에 기질적 이상이 없고 소화불량증세만 나타나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한다. 소화기내과를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X레이 내시경은 물론 동위원소나 초음파를 이용해 위의 구조적 변화를 알 수 있는 다양한 검사법이 개발돼 있다. 하지만 위염 위궤양 위암등의 기질적 질환이 없으면 기능장애가 생긴 원인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소화불량증은 크게 속쓰림이 주가 되는 궤양형, 위가 잘 움직이지 않아 소화가 안되고 명치가 더부룩한 운동부족형, 흉부 밑이 타는 것처럼 아픈 역류형등 세 가지로 구분한다. 두세 가지가 섞여 나타나는 혼합형도 있다. 이는 증상에 따른 주관적 분류일 뿐 검사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맵고 짠 음식, 과식, 과음, 잡다한 약물복용으로 지친 위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우울, 신경과민도 위기능을 억제하는 주범이다. 소화불량증환자는 조금씩 규칙적으로 먹고 자극적 음식이나 약물을 피하는 등 위를 혹사해선 안된다. 적절한 처방없이 쓰는 궤양치료제나 소화제는 기질적 질환의 진단을 어렵게 하고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건전한 취미생활로 현대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은 보조요법이다. 식사 및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소화불량증이 낫지 않으면 약물을 투여할 수도 있다. 궤양형에는 제산제나 산분비억제제가, 운동부족형에는 위운동을 촉진하는 메토크로프로마이드 돔페리돈 시사프라이드가 많이 쓰인다. 역류형에는 산분비억제제와 위운동촉진제의 병합 투여가 바람직하다.<송인성 서울대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송인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