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00여개 난립… 경쟁·비경쟁 나눠/국내 부산·부천은 비경쟁 영화제/아카데미상은 미국내 영화잔치 불과한국영화의 연속 수상으로 관심이 높아진 국제영화제. 그러나 29일 민병훈감독의「벌이 날다」가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을 휩쓴 토리노영화제처럼 낯선 것도 많다. 당연하다. 국제영화제만 700∼800개나 되니까. 그중 국제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영화제는 200여개 정도.
영화제는 크게 수상작을 내는 경쟁과 축제형식인 비경쟁으로 나눠진다. 복합형식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영화제는 대부분 개최도시의 이름을 딴다. 세계 3대 경쟁영화제는 칸(프랑스) 베를린(독일) 베니스(이탈리아). 모두 유럽에서 열리며 역사도 반세기를 넘어섰다. 여기에 몬트리올(캐나다) 산세바스찬(스페인) 마르텔플라타(아르헨티나) 도쿄(일본) 카이로(이집트) 카를로비바리(체코)를 합한 9개가 A급. 매년 세계영화제작가연맹이 선정한다. 전통의 모스크바영화제가 재정상태악화로 제외된 게 특징.
B급 영화제는 50여개나 된다.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이중 15개 정도. 로테르담(네덜란드) 프리브룩스(스위스) 시카고(미국) 밴쿠버(캐나다)영화제가 있다.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 대상을 받았던 로카르노(스위스), 「장미빛 인생」으로 최명길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던 낭트(프랑스), 이광모감독의 「아름다운 시절」과 민감독의 「벌이 날다」에 상을 준 벨포르(프랑스) 하와이(미국) 데살로니키(그리스) 토리노(이탈리아)도 이에 속한다. A급영화제는 반드시 한 곳에만 나갈 수 있다. 탈락하면 B급으로 간다. B급에는 이런 규정이 없지만, 역시 처음 출품하는 작품을 선호한다. 로카르노, 데살로니키, 토리노는 신인감독(3번째 이내 작품)에게만 기회를 준다.
비경쟁은 헤아릴 수도 없다. 효시는 에딘버러(영국)영화제. 52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외 비교적 수준이 높은 것으로는 토론토(캐나다) 예테보리(스웨덴) 멜버른(호주) 뮌헨(독일) 후쿠오카(일본)등이 있다. 우리나라 부산, 부천도 부분적으로 경쟁을 도입했지만 비경쟁영화제다. 세계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카데미는 외국어영화상 부문을 두긴 했지만, 우리나라 대종상처럼 미국의 국내영화제일 뿐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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