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는 30일 일본 규슈(九州)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일관계의 과거와 미래」란 주제의 기념강연을 통해 『아시아통화기금(AMF)창설문제는 현실적으로 일본이 이끌어가야 할 것』이라며 『일본이 앞장선다면 우리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AMF창설 필요성을 재론했다.김총리는 강연에서 또 『일본이 아시아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일본 리더론을 개진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일본이 과거사를 진심으로 반성하기전에는 아시아에서의 리더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김총리의 이 발언은 AMF관련 발언과 함께 상당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김총리는 이 강연과 이어 가진 일본 기자들과의 회견 등 방일 마지막날 공식일정에서 일본말을 사용했다. 특히 기념강연에서는 유창한 일본말을 구사하면서 조크까지 곁들여 청중들로부터 두차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기념강연에는 교수·학생 등 1,500여명의 청중이 모여 진지한 표정으로 김총리의 강연을 경청하고 강연후 일부는 기립박수를 치기까지 했다.
청중들은 김총리의 일본말 연설을 높이 평가하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한 유학생은 『공식 연설인데 굳이 일본어로 하는 것이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이날 오후 2박3일간의 방일일정을 마치고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김총리는 서울공항에서 기자들이 『AMF 관련 발언으로 다른 부처에서 놀랐다』고 전하자 『놀랄 수도 있지』라고 말해 파문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총리는 그러나 『강연에서 일본을 너무 추켜세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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