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공생세균(권오길의 생물이야기:27)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공생세균(권오길의 생물이야기:27)

입력
1998.12.01 00:00
0 0

◎해로운 균 침입막으며 피부·腸에 500여종 서식/“때 덜밀고 항생제자제를”사람의 피부에는 건강과 나이가 배어 있다. 머리카락은 피부가 변한 것이라 거기에서도 그 사람의 생물학적 나이를 바로 읽을 수가 있다. 그런데 피부는 수많은 세균이 덮고 있어 죽은 세포나 피지샘 땀샘에서 분비된 분비물을 분해해 살갗을 청결하게 해주고 다른 해로운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주고 있다. 한마디로 이것들은 우리의 상피를 보호해 주고 꼭 있어야 하는 이로운 공생세균(共生細菌)이라는 것인데 우리는 세균이라는 말만 들어도 식은 땀을 흘린다.

몸 안에 뻗어 있는 창자의 벽 또한 피부인 것으로 그 속에만 500여 종의 세균(원생생물도 있다)이 득실거리는데 보통때는 우리에게 이로운 일만 한다. 작은 예로 대장균들은 비타민B나 K같은 것을 만들어서 흡수하도록 하지 않는가.

내장이 건강하다는 것은 곧 그 곳의 세균생태계가 안정되어 있어서 세균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보면 지구에 존재하는 수억가지(종)의 세균 중에서 정해진 500여종만 사람에 붙어서 공생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이것들은 다른 데서는 살지 못한다) 그래서 이것들을 되레 잘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몸 밖의 「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목욕을 덜 해야 한다. 하더라도 때수건은 물론 수건도 피하고 비누도 적게 사용하는 것이 옳다. 역설적으로 말해 그 때라는 것은 「임」의 먹잇감이 아닌가. 그리고 내장의 「친구」들은 무엇보다 항생제를 싫어한다고 하니 큰 병이 아니면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 뱃속에다 폭탄을 던져대는 꼴이니 세균생태계가 박살이 난다. 내 몸도 자연생태계의 일부일진대 무위자연의 정신을 살려 쓸데 없는 간섭(파괴)을 삼가자.<강원대 생물학과 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