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미치는 영향 70%/10월말 현재 흑자 319억달러/경기침체·신용경색속 ‘절반의 성공’무역의 날은 수출에 매달려온 무역업계, 대책마련에 부심해온 정부관계자들에게 하나의 매듭이다. 환란의 격랑을 헤치고 수출전선을 이끌어온 한해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다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아직 수출시장의 파고는 요동치고있다. 수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해온 아시아각국시장은 경기침체로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않고 역으로 아시아국가들 모두 위기탈출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는 바람에 경쟁은 격화하고 있다. 희망의 불빛이었던 신3저 현상도 국제금리와 국제원자재부문은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지만 엔화의 강세는 일본의 경기침체로 불안정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대외여건은 여전히 견고한 걸림돌로 버티고 있는 셈이다.
우리내부의 문제도 간단치 않다. 기업부도에 의한 수출차질액이 60억달러로 추정될 만큼 기업구조조정은 정상적인 수출활동을 가로막고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은 신용경색으로 기업의 자금줄을 옥죄고 있다. 고스라니 구조조정의 고통마저 수출의 몫으로 견뎌야하는 셈이다. 수출시장의 파고와 구조조정의 와중에도 수출전선은 올해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역흑자 400억달러의 목표는 아직 달성여부를 알 수 없지만 10월말 현재 무역흑자규모는 319억달러로 세계 4위수준. 수출도 1,362억달러 목표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경쟁국에 비해서는 탁월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0월까지 우리나라 수출은 마이너스3%로 마이너스 8.8%의 일본과 마이너스 11.9%인 싱가포르는 물론 대만(-9.2%), 말레이시아(-8.8%), 태국(-5.2%)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서고 있다.
다시 시작이다. 수출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70%수준. 갖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수출에 매달려야하는 이유는 명쾌하다. 수출이 활성화하면 우리경제는 살아나고 국난은 극복할 수 있다. 수출보국은 지상과제인 셈이다.
기업은 대량생산을 통한 저가수출의 전략을 수정, 고부가가치제품의 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근로자들도 기업의 생존에 협조해야할 상황이다.
정부도 대통령이 챙기는 수출총력지원체제를 통해 수출마인드로 새롭게 무장해야한다.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종합상사에 대한 지원문제, 수출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아시장의 돌파구인 구상무역추진문제등 현안들은 시간을 다투는 문제다. 정책성공의 관건인 시기를 놓치는 우를 더이상 범해서는 안된다.
장기적이고 원론적인 대책도 게을리 해서는 곤란하다. 상황논리를 통해 우리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이제 더이상 간과할 수 없다. 정부와 기업과 근로자 모두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야하는 시점이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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