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만장 광고전단 홍보 노려 건설사는 아파트 무료제공/백화점은 거액경품으로 손님 부쩍 늘고 매출 올리고「2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공짜경품으로 내놓고도 장사가 될까」
세상일에 완전히 담쌓고 지내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지난달 아파트까지 경품으로 내걸고 손님을 끌어모았던 백화점들을 바라보면서 당연히 갖게되는 의문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손해보고 물건파는 장사꾼」이 없듯 『경품행사는 당연히 남는 장사』라는 것이 백화점 관계자들의 말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파트 경품의 경우 장부상으로 백화점은 완전히 남는 장사를 했다. 극심한 불황으로 아파트를 짓고도 분양이 되지 않아 속이 타던 건설업체들이 제발로 아파트를 들고 백화점을 찾아와 홍보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90만명이 넘는 응모자가 몰렸던 롯데백화점의 경우 쌍용건설로부터 아파트를 지원받았고 역시 46만명의 고객들이 횡재를 노리며 백화점으로 달려왔던 신세계백화점도 경기 파주의 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대한부동산신탁에서 무료로 제공받았다.
신세계백화점 이달수(李達壽) 대리는 『불황에 허덕이는 건설업체로서는 1회에 100만∼150만장씩 뿌려지는 백화점 광고전단에 아파트선전이 실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아파트 경품은 백화점이나 아파트를 내논 건설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된 「윈윈(WinWin)」게임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요 백화점들이 경우 11월 중순이후 아파트 경품열풍이 불어닥친 뒤에도 미분양으로 고민하는 건설업체들로 부터 『리조트체인, 골프장 회원권을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있으나 사회적 여론악화를 의식해 거절하고 있는 형편이다.
의견이 다소 엇갈리기는 하지만 경품행사로 사람들을 백화점으로 일단 끌어모으면 매출이 늘어나는 「경험칙(經驗則)」도 백화점들이 경품행사에 관심을 쏟도록 하고 있다.
지난달 9일부터 가을세일을 시작했던 롯데백화점의 경우 세일중반인 10월16일부터 아파트 경품을 내걸면서 손님들이 몰려 점포별로 2∼3% 매출신장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측은 『10월 9일부터 3일간 서울 5개 점포의 평균 객단가(고객 1인당 구매가)는 3만5,81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만8,924원에 비해 26.8%가 줄어든 반면 아파트경품을 내건 후인 16일부터 3일간의 평균 객단가는 3만4,337원으로 지난해(4만5,188원)보다 24%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아파트경품의 덕택으로 10월중 매출이 약 40억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행사기간중 백화점을 찾아온 고객이 약 40%(3만명)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품의 효과가 백화점에서 입증되면서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도 경품경쟁에 가세했다. 남대문시장내 숙녀복종합매장 한영상가는 지난 23일까지 대우 마티즈 승용차를 비롯한 3,000만원 어치의 경품을 제공하는 「행운의 긴급찬스」 행사를 열었다.
응모자격은 재래시장답게 백화점에 비해 다소 짠 편인데 5만원 어치를 사면 경품권 1장을 주며 이 경품권 5장을 모아와야 응모할 수 있도록 했었다. 결국 숙녀복 25만원 어치를 사야 승용차를 탈 수 있었다는 결론이지만 「경품 무풍지대」였던 재래시장까지 경쟁에 가세할 만큼 경품마케팅이 유행을 타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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