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묶고 지원없이 수출만 늘리라니…”『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종합상사에 대한 정부의 시책이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부채비율과 동일인 여신한도 등으로 종합상사의 발을 묶어 놓고 수출을 늘리라는 것은 전장에 나가는 사람에게 총알도 안주고 싸우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주)대우 상품영업부문 이태용(李泰鎔) 전무이사는 『세계시장 침체와 국내 신용경색으로 종합상사들이 사면초가에 빠져있다』며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종합상사가 정부 지원대상에서 제외되고 여신규제까지 받아서야 어떻게 수출을 늘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전무는 『아시아 경제위기로 일본, 중국, 동남아 시장이 크게 위축된 데다 선진국들도 최근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 수출시장 개척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틈새시장이라는 중남미, 러시아, 동유럽 지역도 경제위기 파급으로 불안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올들어 자동차, 반도체, 철강 등 주요품목의 수출단가가 20% 가까이 하락한 것도 수출증대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이전무는 「신3저」를 수출증대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막혀 있는 국내 수출금융 시스템을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수출기업의 금융애로에 귀기울여 줄 것을 호소했다.
이전무는 『무신용장 거래인 인수도방식(D/A)에 대한 은행매입이 좀 더 활성화해야 한다』며 『무역어음 할인확대도 동일인(계열) 여신한도가 적용되는 한 수출증대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규모 설비수출과 해외 복합거래를 늘리기 위해서는 국책금융기관의 연불수출금융 지원과 무역어음할인 한도확대, 보험과 보증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가료, 연체이자, 입찰보증료율 등이 지나치게 높아 종합상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가료율이 지난해 「리보+1.0∼1.5%」 수준에서 현재 「리보+3.5∼6.0%」까지 치솟아 있고 입금연체이자도 20∼23%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입찰 관련 보증료율도 지난해 0.5%에서 최근 2.0%로 4배 가까이 올랐다.
이전무는 『종합상사의 마진율이 기껏해야 3%이하인데 각종 수수료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며 채산성 악화를 우려했다. 그는 『90년대 이후 수출에 대해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크게 줄어들어 현장에서 정책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가질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전무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내년 수출 200억달러를 목표로 신시장 개척과 현지 밀착형 마케팅, 대형플랜트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배성규 기자>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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