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피고인인데…”/판결 前 재판부에 변명전화

◎간큰 피고인 늘어 법원고민판결직전 담당 재판부에 전화를 거는 「간 큰 피고인」이 늘어 법원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 최세모(崔世模) 부장판사는 26일 경성비리사건 선고공판에서 중앙상호신용금고(주) 대표 지종권(池鍾權·59)피고인에게 『피고인이 선고 직전 재판부에 전화를 걸어 「할말이 있다」는 등의 말을 할 수 있느냐』며 호되게 질책했다. 지피고인은 자신의 무죄를 변명하기 위해 재판부에 전화를 걸었다가 무안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에겐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 이호원(李鎬元) 부장판사도 27일 신화그룹 인수·합병(M&A)사건 선고공판에서 전 (주)신화 대표이사 황주상(48) 피고인에게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이 담당 판사실에 전화를 거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할 말이 있거나 문의할 것이 있으면 변호사를 통해 항변하거나 알아보면 될 것』이라고 피고인의 무례에 엄중 경고했다.

법원관계자는 『의정부판사 비리사건 이후 법원의 존엄성이 크게 훼손되면서 일부 몰지각한 피고인이 담당 재판부에 전화를 걸어 항의하는 일이 잦아지고 증인도 불출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박일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