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호경기 불구 세차례 금리인하/“수출대책·통화량확대 등 미리 시행을”정부의 「뒷북치기」식 경제정책이 경제활성화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장기불황국면의 국내경제를 하루라도 빨리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금융·기업구조조정과 함께 경제활성화조치를 한 템포 앞서서 내놓는 공격형 경제정책이 필요한데, 정부가 번번히 실기(失機)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의 경기상황이 「호경기」임에도 불구, 내년초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조짐이 보이자 9월이후 세차례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미국의 통화당국은 선제 공격형 정책으로 경기를 살려나가려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 정부당국은 뒷북치기식의 소극적 정책으로 수출회복과 경제활성화를 지연시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3·4분기(7∼9월)를 고비로 하락세를 멈추고 바닥권에 진입한 양상을 보이는 경기를 상승국면으로 조기 반전시키려면 전면적 수출지원과 추가금리인하를 골자로 한 정부의 공격적·선제적 정책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0월부터 시행키로 했던 경기부양책이 산업 및 생활현장에선 사실상 실종되어 버린 가운데 정부가 또다시 뒷북치기식 대응으로 미적거릴 경우 경기는 장기불황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3·4분기의 마이너스 6.8%성장을 부문별로 분석(성장기여도)해보면 내수와 재고가 각각 17.6%포인트 3.1%포인트 감소한 반면 수출은 13.9%포인트 성장한 것으로 분석돼, 내수부문이 갉아먹은 경제성장능력을 수출이 지탱해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수출확대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와 투자가 당장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경기부양책의 초점이 당연히 수출에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4분기 25%포인트, 2·4분기 18.1%포인트, 3·4분기 13.9%포인트등 계속 낮아지고 있어 지금 상태라면 세간의 낙관론에도 불구, 내수와 수출이 동시결빙되어 경기가 바닥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장기불황상태를 맞을 공산도 크다.
문제는 정부의 경기대응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한데다 그나마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9월말이후 금리인하는 중단된 상태이며 수출촉진책 역시 전혀 실천되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趙東徹) 박사는 『구조조정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추가금리인하가 필요하며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의 부담을 통화부문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崔公弼) 박사도 『경기회생여부와 그 시기는 전적으로 정부의 정책대응에 달려있다』며 『통화량확대와 추가금리인하, 급격한 환율하락방지등 경기대책을 정부가 선도적으로 구사하지 않으면 경기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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