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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장 퇴출의 교훈(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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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장 퇴출의 교훈(社說)

입력
1998.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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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위성복(魏聖復) 행장등 임원 3명의 전격적인 퇴진은 금융 구조조정의 새로운 전기가 될 사건으로 주목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조흥은행이 올 10월까지 이행키로 한 경영정상화 이행각서를 지키지 못한데 대한 문책으로 경영개선 조치를 요구했고, 임원들은 이에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났다.조흥은행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추진해온 외자유치가 성사되지 못하고, 강원·충북은행과의 합병도 해당은행 대주주들의 미온적 자세로 가시적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해 결국 경영진 교체라는 문책을 당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구조조정이나 경영정상화 노력이 부진한 은행은 언제라도 강력한 제재조치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로, 지난 6월 5개은행 퇴출이후 다소 느슨해진 구조조정의 고삐를 다시 강하게 죄려는 정부의지로 해석된다.

IMF체제이후 여러 분야에서 개혁과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개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이었다. 금융분야의 구조조정이 타분야에 비해 앞선 이유중 하나도 부실에 대한 책임을 철저히 따지는 원칙이 비교적 잘 지켜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조흥은행의 위 전행장은 취임후 3개월이란 짧은 시일동안 대규모 인원감축을 통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 은행권의 모범을 보였고 특히 5대그룹 빅딜을 비롯한 재벌 구조조정에도 앞장서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촉박한 합병·외자유치 일정을 맞추지못한 것만을 이유로 물러나게 한 것은 은행장 인사에 보편타당한 원칙이 있는지에 의문을 갖게 한다.

국내 굴지의 시중은행인 상업과 한일이 합병해 내년 1월에 출범하는 한빛은행은 이미 합병체제에 들어가 있는데도 아직 합병은행장을 선정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은행간 합병은 자산 100조원이 넘는 우리나라의 간판은행(리딩뱅크)을 탄생시키는 금융빅뱅의 백미이자 완결이다. 또 여기에는 5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금융의 국책사업이다.

그런데도 두 은행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혜를 짜내도 부족할 판에 부실경영에 대한 자성도 없이 자기은행에서 은행장을 내기 위해 사활을 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이로인해 은행장추천위원회마저 구성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정부가 한빛은행장 인사에 어떤 원칙을 적용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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