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자는 처음 ‘주재’로 출판과정 ‘주제’로 오식/남북관계따라 개사도금강산관광이 시작되면서 국민애창가곡 「그리운 금강산」이 더 많이 불려지고 있다. 그런데 첫 소절이 헷갈린다. 「누구의 주재런가」가 맞나, 「누구의 주제런가」가 맞나. 어떤 사람은 「주재」라고 주장하고 어떤 사람은 『노래책에 「주제」로 나와 있다』고 우긴다.
작곡자 최영섭(崔永燮)씨의 설명. 작사자 한상억(韓相億·1916∼92년)씨는 원래 「관장하다. 주장하여 맡다」라는 뜻의 「주재(主宰)」라고 썼다. 누가 이렇게 맑고 고운 명산을 만들어냈느냐는 뜻이다.
그런데 출판과정에서 「주제(主題)」로 오식(誤植)이 돼버렸다. 한씨는 마지 못한듯 『원래 뜻과 많이 다르지만 문맥상 억지는 아니다』라며 받아들였다.
그 이후 「주제」로 표기되기 시작했다. 「주제련가」로 된 악보도 더러 있지만 이는 어법에 맞지 않는다.
남북관계의 변화에 따라 다른 부분도 달라졌다. 72년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자 한씨는 후렴의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더럽힌지 몇몇 해」중 「더럽힌지」를 「못 가본지」로, 2절 첫 소절 「비로봉 그 봉우리 짓밟힌 자리」의 「짓밟힌 자리」를 「예대로인가」로, 중간부분 「우리 다 맺힌 원한」의 「원한」을 「슬픔」으로 고쳤다.
이 노래는 61년 여름 서울중앙방송국(현 KBS)이 『조국강산을 소재로 가곡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만들어 달라』며 위촉한 작품이었다. 주문대로 노래는 가곡사에 길이 남게 됐다. 작사자의 의도에 맞게 「누구의 주재런가」로 부르는 것이 좋지 않을까.<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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