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원들 모임,“부총재 인선 소외” 원색 비난/“허주와 끝까지” 결의속 “집단탈당·新黨” 발언도한나라당 대구·경북(TK)지역 의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이들은 부총재단 인선에서 TK출신이 완전히 「물먹은」 것에 강력 반발하며 사태추이에 따라 집단탈당등 「극약처방」도 불사할 태세이다. 이회창호(號)가 출항하자 마자 거센 비바람과 삼각파도를 맞고있는 형국이다. 잠복중이던 갈등요인들이 활화산처럼 한꺼번에 터져나올 기미마저 엿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27일 낮 여의도에서는 대비되는 두 모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 호텔에서는 경북지역 의원들의 대책모임이, 모 음식점에서는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대구지역 의원들을 초청한 오찬모임이 있었다. 전자는 김윤환(金潤煥) 전 부총재의 낙마에 분개하며 이총재를 성토하는 자리였고, 후자는 이총재가 의원들의 불만을 진무하는 모임이었다.
우선 경북모임에서 의원들은 『그동안 TK가 당에 많은 기여를 해왔지만 부총재 인선과정에서 지역정서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누가 이총재를 만들어줬는데…』라고 원색적 발언들을 공공연하게 쏟아냈다. 이들은 또 『앞으로 허주(虛舟·김전부총재의 아호)가 어떤 선택을 하든 행동을 같이 하자』고 결의하고, 이같은 입장을 당지도부에 전달키로 했다.
특히 일부 의원은 『대구 8석, 경북 14석을 합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고 집단탈당을 주장하며, TK의원에 대한 이총재의 각개격파 의도에 쐐기를 박았다.
모임이 끝난뒤 몇몇 의원들은 김전부총재의 개인사무실에 찾아가 이같은 분위기와 결의사항을 전달했다. 김전부총재는 이자리에서 「배신」등등의 전례 없이 격한 용어로 이총재를 비난하면서 『당내 비주류를 만들자』고까지 말했다는 후문이다.
대구의원 모임에서도 이총재에게 TK배제에 대한 섭섭함이 주로 전달됐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에 이총재는 『김전부총재와 그동안 얘기가 잘됐는데 잠시 얘기가 끊긴 것일뿐이며, 이번 부총재 인선은 지역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뒤 후속 당직인사에서 TK의원을 적극 배려하겠다고 설득했다는 전언이다.
이총재는 조만간 경북의원들도 만나 반발을 다독거릴 계획이다.
하지만 김전부총재는 부총재를 포기할 때 이미 이총재와의 결별 시나리오를 준비했고, 김전부총재에게 「정치적 빚」을 지고있는 상당수 TK의원들이 「빈배」에 승선할 태세이다.
조정력과 포용력에서 또한번 상처를 입은 이회창의 한나라호는 지금 짙은 안개에 휩싸여있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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