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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인점이 싸나” 헷갈리네/제조회사 같아도 판매단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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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할인점이 싸나” 헷갈리네/제조회사 같아도 판매단위 달라

입력
1998.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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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불가능 ‘이중마케팅’ 성행/화장지 ‘65m×24개’ 1만1,300원 ‘70m×24개’ 1만2,100원국내 유통부문의 주도권이 제조업체에서 할인점 등 유통업체로 넘어가면서 제조회사가 유통업체별로 납품제품을 차별화하는 「이중마케팅」이 성행하고 있다. 19일 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현재 국내 주요 할인점을 조사한 결과 같은 제조회사 제품이라도 판매단위가 달라 가격비교가 사실상 불가능한 「이중마케팅」현상이 보편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마케팅 실태

제조업체들은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제품의 판매단위를 차별화해 「합리적 소비」의 전제가 되는 가격비교를 가로막고 있다.

실제로 소보원의 조사에 따르면 할인점에서 가장 인기있는 품목중 하나인 쌍용코디 제품의 경우 할인점별 가격비교가 무의미할 만큼 천차만별로 판매되고 있었다. E마트의 경우 50m짜리 18개들이가 6,550원에, 킴스클럽은 65m짜리 24개들이가 1만1,300원에, 까르푸는 70m짜리 24개들이를 1만2,1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경우는 참치통조림도 마찬가지다. E마트에서는 같은 참치통조림이더라고 동원참치는 190g짜리 4개씩을 5,080원에, 오뚜기참치는 165g짜리를 3개씩 2,900원에, 사조참치는 165g짜리를 2개씩 1,96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이를 100g단위로 환산하면 동원참치는 668.4원, 오뚜기는 585.8원, 사조참치는 593.9원으로 차이가 나지만 소비자들의 경우 어느 제품이 저렴한지를 매장에서 판단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식초도 E마트는 현미식초를 오뚜기제품은 880㎖짜리로 판매하고 있지만 킴스클럽에서는 900㎖와 1.8ℓ짜리로 단위를 달리해 판매하고 있었다. 제일제당 제품도 E마트에서는 880㎖만 있는 반면 킴스클럽에서는 900㎖짜리만 판매, 어떤 제품이 얼마나 더 싼지는 일일이 복잡한 계산을 한뒤에야 알 수 있었다.

■이중마케팅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이중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판매제품의 가격비교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려는 것이 그 목적. 요컨대 최근 가계경제가 위축되고 대형 할인매장간의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가격을 철저히 비교해 구매하는 경향을 나름대로 차단하겠다는 것이 「이중마케팅」의 전략인 것이다.

소보원은 『유통업체와 일부 제조업체의 이같은 「이중마케팅」은 실정법상 위법은 아니지만 그에 따른 폐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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