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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률 예술의전당 사장(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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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률 예술의전당 사장(한국인터뷰)

입력
1998.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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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오페라 열기 아직 얼떨떨”/성악가 오디션이 주효 오페라 페스티벌 대성공/내년엔 北 교향악단 초청 괴테축제·일본주간 행사도예술의전당이 11월 한 달간 펼친 오페라 페스티벌이 큰 성공을 거두고 29일 폐막한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올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최고 흥행작인 뮤지컬 「명성황후」와 맞먹는 관객동원을 기록, 한국 오페라사에 이변을 일으켰다. 최종률(崔鐘律·61) 예술의전당 사장은 4월 취임 후 첫 대형사업의 성과에 기쁜 표정이다. 최사장은 『내년에는 괴테축제, 일본주간 등 기획행사를 펼치고 북한 교향악단 초청도 추진하겠다』고 의욕을 밝혔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미식가들의 입맛에는 못미치는 점도 있지만 일단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성공요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사실 걱정스러웠습니다. 총 15회 공연에 연 3만5,000석의 객석을 채울 수 있을까 싶었죠. 10일 「카르멘」 공연은 우리도 놀랐습니다. 초대권 14매를 빼곤 2,100석이 모두 매진됐으니까요. 7,000원에서 6만원(귀빈석 15만원)까지의 입장권 차별화 전략, 여러 작품을 번갈아 공연하는 레퍼토리 시스템으로 관객의 선택폭을 넓힌 것과 오디션에 의한 성악가 선발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특히 오디션은 연고로 오페라 배역을 정하던 관행을 깬 것이죠. 이를 계기로 오디션 제도가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오페라 페스티벌을 내년부터 봄 가을 두차례로 확대한다고 들었습니다.

『봄에는 한국창작물, 가을엔 외국작품으로 할 계획입니다. 내년 봄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 공연을 추진 중입니다. 윤이상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이죠. 「심청」은 72년 뮌헨올림픽 때 전 세계인을 상대로 초연됐고 북한에서도 하고 있는데 그의 조국에서는 못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전담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도 없이 오페라 페스티벌을 치른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예산 부족 때문입니다. 내년엔 음악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예술의전당 전속 오케스트라를 계약할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돈이 없어 좋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구하지 못했고 무대기술진이 참 많이 고생했습니다. 비용을 줄이려고 컵, 의자, 난로 등 무대소품도 일일이 직접 만들고 칠을 해서 썼지요』

­내년 사업을 들려주시지요.

『괴테 탄생 250주년을 맞아 열흘간 괴테축제를 할 계획입니다. 오페라, 연극, 세미나 등을 준비 중인데 독일정부가 최고의 지휘자와 연출가를 보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한일 문화교류 본격화에 때맞춰 가을에는 일본주간을 마련합니다.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상징으로 교향악단, 합창단,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자를 초청합니다. 단 일방적 수입이 아니라 상호교류 차원에서 우리 것도 소개한다는 조건입니다. 북한예술가와 교향악단 초청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고 2000년대를 맞는 밀레니엄 축제도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술의전당이 음악과 미술에 치중해 다른 예술장르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감이 있고 또 대중예술을 기피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미술의 전당, 음악의 전당이 아니라 예술의전당인 만큼 이름에 걸맞게 분야를 넓게 개방하려고 합니다. 우선 문학을 적극 수용하려고 합니다. 시인 초청 시낭송회, 70∼90년대 소설 대표작의 연극공연 등을 할 수 있겠지요. 대중예술을 받아들이는 의미에서 봄 가을 한 차례씩 오페라극장에 대중가수를 초청할 계획입니다』

­취임 후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신경쓴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공연의 질을 높이는 것과, 예술의전당의 방대한 시설을 이용자 입장에서 재평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연 내용과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곧바로 주최측에 경고서한을 보냈고 내년 대관을 안해준 곳도 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 둘러보니 고칠 점이 참 많더군요. 여자화장실을 늘린 것도 그중 하나입니다. 야외공연장인 한국정원은 관객이 산비탈에 그냥 앉아서 보게 돼 있는데 계단석으로 바꾸는 공사가 80% 완성됐습니다. 음향에 문제가 있는 리사이틀홀은 내년 1월 휴관하면서 수리할 계획입니다』

­경제난에 문화예술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예술은 정신을 풍요롭게 하고 인간적 품격과 자존심을 살려줍니다. 사상 최악의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오페라 페스티벌이 열기를 띤 것은 예술을 통해 삶의 용기와 위안을 얻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이를 증명하듯 올해 예술의전당을 찾은 관객은 작년보다 20만명이 늘어 200만명에 육박할 전망입니다』<오미환 기자>

□약력

▲1937년 황해 해주 출생 ▲동성고, 연세대 경영학과 ▲61∼65년 경향신문 사회부 문화부 기자 ▲65∼88년 중앙일보 문화부기자, 월간중앙 부장, 편집부국장, 출판국장, 논설위원, 전무이사 겸 주필, 논설고문 ▲89년 로마교황청 문화위원 ▲91∼92년 경향신문 부사장, 사장 ▲93년 한국언론연구원 이사장 ▲97년 한국신문협회 회장 ▲98년 예술의전당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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