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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파는 산하단체장/조재우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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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파는 산하단체장/조재우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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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출신이거나, 끊임없이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정부부처 산하단체장들에게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신문 동정면에 대단히 집착하는 경향이다. 자신에 대한 기사가 자주 실리지 않는다며 홍보관련 직원들을 들볶아대는 것이 보통이다.그런가하면 뻔질나게 「실력」있는 정치인을 접대하거나 만나러 다니고, 업무와는 별 관계없는 일로 해외를 들락거린다. 물론 비용은 모두 공금이다.

이때문에 요즘 정부투자기관 등 여러 산하단체 직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장이 회사를 사용(私用)하고 있다』는 소리가 거침없이 터져나온다. 한 정부투자기관의 간부는 『사장이 업무에는 통 관심도 없고 현재 직위를 단지 정치권으로 뛰기위한 디딤돌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개인의 정치적 기반을 닦는데 국민의 돈이 쓰여지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더욱이 상당수 정부산하단체는 빚이 수조원대에 달하는 부실기업들이다.

전 정부에서 산하단체장 자리가 논공행상식으로 정치꾼에게 분배된 결과가 어땠는지를 너무나 잘 아는 국민들은 새정부의 인사정책에 남다른 기대를 걸었다. 이 때문에 일부 단체장이 낙하산식으로 임명되거나, 업무의 전문성과는 아무 상관없는 정치권출신 인사가 자리를 차고 앉았어도 이를 성급히 비판하지 않았다. 그만한 자질과 합당한 이유가 있으리라고 믿고 이들에 의해 조직이 합리적으로 개혁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반년이상 지난 지금 산하단체의 개혁은 이미 물건너갔다는 체념의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빚이 줄어들었다거나 구조조정에 성공했다거나 하는 긍정적 평가는 어디에도 없다. 산하단체가 부실해지면 결국 그 부담은 국민 몫이다. 경영능력의 검증과정을 생략한 인사의 결과는 언제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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