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철만난 왕새우 안면도서 펄펄 뛴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철만난 왕새우 안면도서 펄펄 뛴다

입력
1998.11.26 00:00
0 0

◎통통하게 살오른 새우를 낙조를 벗삼아 먹는 소금·황토구이 일품바다 끝에 걸터앉은 해가 포구를 붉게 물들인다. 빨갛게 달구어진 불판 위에서는 왕새우(대하·大蝦)가 익고 여기 저기 술잔 부딪는 소리가 요란하다. 충남 태안군 서해바다와 동쪽으로 천수만을 옆에 끼고 길게 누운 안면도(安眠島)는 요즘 왕새우를 찾는 이들로 시끌벅적하다.

연륙교를 지나 오른편에 자리잡은 백사장어항은 왕새우의 메카. 하루 유통량이 1∼2톤으로 전국의 70∼80%에 이른다. 왕새우는 5월 서해에서 산란을 하면 치어는 바다로 나갔다가 9월부터 12월초까지 회귀한다. 처음에는 씨알이 잘고 살이 무르던 것이 11월부터는 20㎝ 이상으로 살이 오른다.

포구에 들어서면 왕새우가 담긴 좌판이 도로를 메우고 있다. 가격은 1㎏에 암컷이 3만원(13∼15마리), 수컷이 2만원(25∼30마리). 암컷이 더 비싼 것은 크고 하얀 색을 띄어 작고 노란 수컷보다 먹음직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수컷이 육질이 더 단단하고 쫀득쫀득해 맛이 좋다고 한다. 살아 있는 것은 2,000∼3,000원 더 비싸다.

새우는 바다에서 나온 지 1시간이면 죽어버리므로 싱싱한 새우를 원하면 새우잡이배들이 막 들어와 공판장경매가 열리는 오후 4∼6시께 찾는 게 좋다. 하지만 죽은 것도 회로 먹기에 전혀 지장이 없다. 수족관에 살아 있는 새우도 있지만 오히려 양식새우라서 『죽은 자연산보다 맛이 덜하다』고 오뚜기횟집 주인 김근자씨는 귀띔한다. 새우를 골라 횟집에 가서 5,000∼7,000원을 내면 불판과 밑반찬을 제공해준다. 횟집에서 막바로 사도 값은 비슷하다. 대부분 소금을 두텁게 깔고 새우를 익혀준다. 황토구이판도 등장했는데 새우 타는 냄새가 덜 나고 수분이 남아 있어 껍질이 잘 벗겨진다.

왕새우는 날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굽더라도 약간 설익히는 게 훨씬 쫄깃하다. 이 맛을 즐기려고 오는 사람은 주말에만 1,000여명. 가족단위는 물론이고 단체답사객들도 자주 띈다.

왕새우 못지 않게 인기있는 게 꽃게. 껍질이 단단하고 청록색의 윤기가 흐르면서 육질이 잘 부서지지 않는 태안꽃게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전량 일본으로 수출됐다. 하지만 올해에는 어획량이 예년보다 5∼6배나 늘어 가격도 많이 내렸다. 현재 1㎏에 2만원(암컷), 1만5,000원(수컷) 정도 한다.

백사장어항을 벗어나 남쪽으로 603번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한가로운 겨울바다와 비경을 만날 수 있다. 자동차로 10여분 거리에 방포해수욕장과 모감주나무군락지(천연기념물 138호), 할미·할아비바위섬과 기암괴석이 모여있는 꽃지해수욕장이 있다. 특히 낙조풍경으로 유명한 꽃지해수욕장은 겨울철 사진작가들의 단골장소. 돌아가는 길에는 연륙교 옆 휴게소에 있는 해수탕에서 피로를 풀고, 마애삼존불상(보물 432호)을 둘러보거나 서산시 동부시장에서 어리굴젓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재미도 그만이다.<태안=최진환 기자>

▷가는 길·유명음식점◁

서울­태안을 잇는 시외버스가 하루 36회 있으며 장항선 열차가 간다. 홍성역에서 내려 시외버스를 탄다. 승용차를 몰고 갈 때는 서해안고속국도의 포승 임시인터체인지로 나와 38번국도를 타고 아산만방조제를 거쳐 당진과 서산을 통해 들어간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오산 평택 천안등에서 빠져나와 안중을 경유, 아산만방조제로 들어갈 수도 있다. 횟집으로는 백사장어항의 오뚜기횟집(0455­672­8659)과 방포해수욕장의 물새집(〃 673­4576)에 사람이 몰린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