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도 합병 확산/연기금까지 ‘도미노’/세계시장 격변 예고미국과 유럽 대륙간「메가 머저(초대형 합병)」의 열풍이 거세다. 미·유럽기업간의 합병 프로젝트는 이제 제조·통신분야를 거쳐 금융계로 까지 확산되며 범대서양 연합전선 구축이 가속화하고 있다.
양대륙 금융 합병의 기폭제는 독일의 도이체 방크와 미국의 뱅커스 트러스트의 합병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양측의 합의 서명 절차만을 남겨둔 것으로 알려진 두 거대 은행의 합병은 국제 금융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자산규모 6,740억달러의 도이체 방크가 90억∼100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자산규모 8,300억달러가 넘는 세계 최대의 은행이 탄생, 세계 금융계의 판도를 바꿔놓게 된다.
두 은행의 합병은 양국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절차 등을 거쳐 내년 중반쯤 완료될 계획. 도이체 방크는 미국의 자산 순위 8위은행인 뱅크스 트러스트(자산 1,560억달러)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금융의 심장부인 월스트리트에 진출하는 교두보를 확보하는 한편 스위스의 UBS(7,890억달러)를 제치고 최대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이번 합병은 나아가 유럽·미국 은행간의 합병 도미노를 몰고올 전망이다. 스위스의 크레디 쉬스은행이 이미 미 체이스 맨해턴 은행과 깊숙한 합병협의에 들어갔고 미 메릴 린치그룹도 모 유럽계 은행으로부터 과감한 합병 제의를 받고 있다. 유럽은행들의 미 은행들과의 합병모색은 최고수준의 미 은행 경영노하우 확보와 미금융계 진출을 동시에 노린 세계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간 금융 합병 열풍은 연·기금 펀드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최대 공기금 펀드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 갤퍼스(620억달러상당의 주식보유)와 영국 최대 연·기금 펀드인 허미스 펜션매니지먼트(360억달러)는 국제적 차원에서의 주주권 행사 강화를 위해 연대하기로 합의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에따라 한국등 신흥시장에서 이미 투자를 확대중인 양 연·기금펀드는 자신들의 영향력 관철을 위해 주주권활용은 물론 기업들의 경영활동에도 입김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미·유럽간의 이같은 금융합병 및 연대 움직임은 세계 금융시장에 또다른 지각변동을 몰고올 전망이다.<이상원 기자>이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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