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된 정상외교 통해 ‘복잡한’ 상호협력 선언/美·中 주도… 日,경계 눈길「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의 일본 방문으로 동북아 신4강 체제가 매듭된다」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처음인 江주석의 25일 방일을 앞두고 일본 언론은 기대를 섞어 이렇게 진단했다.
올들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사이에 거듭된 정상외교는 냉전 이후 모색돼 온 「신4강 체제」가 거의 매듭단계에 들어 섰음을 확인시키기에 충분하다. 냉전 당시의 4강 구도가 구 소련에 대한 미국의 봉쇄전략과 중·소대립 등 어디까지나 「대립」을 전제로 했던 것과 달리 「신4강 체제」는 복잡한 상호협력관계를 축으로 하고 있다.
또 얼키고 설킨 관계 속에서 아직 확연하지는 않지만 미국과 중국의 주도권이 눈길을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각국 사이에 활발히 선언되고 있는 「파트너십(동반자관계)」은 경쟁이나 하듯 「건설적」 「전략적」 「성숙한」 등의 수식어로 꾸며지고 있다. 「건설적 파트너십」은 10월 한일 양국이 선언한 「창조적 파트너십」과 비슷하게 과거 청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십」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략적 연대를 강조한 것으로 「성숙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전단계라 할 수 있다.
4강 사이에는 미·러의 「성숙한 전략적 파트너십」, 미·중의 다소 약한 「건설적·전략적 파트너십」, 중·러의 「전략적 파트너십」, 러·일의 「창조적 파트너십」 등이 이미 선언돼 있다. 20일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21세기를 향한 동맹관계」가 재확인됐다. 마지막으로 비어 있는 중·일 「파트너십」의 내용이 26일의 정상회담에서 채워진다.
그 내용을 두고 일본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경제불안과 함께 자칫 신4강 구도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6월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나타난 미국의 「중국 중시, 일본 경시」 태도는 일본의 위기감을 자극했다. 일본이 영토문제에 걸려 진도가 나가지 않던 대 러시아 관계 개선을 서둔 것도 그 때문이었다.
4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부주석의 방일에 이은 江주석의 방일은 이례적이다. 미국의 주도권을 견제하려는 중국측의 전략에 따른 것으로 일본은 「빚」을 지는 셈이다. 과거사를 넘어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가 일본의 과제이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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