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통령만 있다?/이유식 정치부 차장(앞과 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통령만 있다?/이유식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8.11.25 00:00
0 0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최근 10여일은 취임후 가장 바빴던 시간이었던 것같다. 10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회담을 통해 정치권의 묵은 숙제를 털어낸 데 이어 9박10일간의 중국방문과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일정을 숨가쁘게 소화해냈다. 그리고 귀국하자 마자 방한한 클린턴 미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 평화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DJ식 처방」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 동안에 만난 각국 지도자와 주요인사들만 30명에 가까우니 아무리 말잘하는 김대통령이라고 해도 어떤 열정과 지향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힘든 스케줄이었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중 북한 핵시설의혹이 불거지고 간첩선까지 출몰해 이런 열정이 적잖이 빛을 바랬지만.그러면 이 시기에 정치권은 무엇을 했을까. 우선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 총재대행이 여야 총재회담의 비공개사항을 「실수로」 공개, 한나라당을 자극해 정치권을 소란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더욱 고개를 가로젓게 만드는 대목은 『조대행이 평소 여권핵심부 소식에 목말라하는 부총재들을 예우하느라고 모처럼 뒷얘기를 전한 것이 말썽이 됐다』는 한 당직자의 설명이다.

다음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가 취임 1주년 회견에서 『내각제 개헌시기는 경제회복 상황과 함수관계』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이 김종필(金鍾泌) 총리 직계들의 속을 뒤집었다. 권력 뒷전에 앉아 챙길 것은 다 챙기면서도 틈만 나면 「내각제찬가」를 틀어대며 서로 치고받는 습성은 고질적이다.

끝으로 한나라당. 총재권한을 강화한 당헌·당규안이 확정되자 비주류들은 즉각 『당의 발전보다 개인적 욕망만 우선했다』며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지도력을 문제삼았다. 이총재도 질세라 「그렇다면 내 방식대로…」를 고집한다. 주적(主敵)도, 당의 중심도 모호해지니 온통 반대와 집안싸움뿐이다. 지금 정치권의 화두는 안보와 경제이지만 솔직히 말해 힘과 책임을 가진 정당은 어디에도 없다. 오로지 대통령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안보든, 경제든, 비리든 모두 알맹이를 잃고 시답잖은 정쟁으로 전락하는 세상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