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침묵하면 희망노래도 없다”『시인이 침묵하는 동안에는 누구도 희망을 노래하지 않는다』
김남조(71) 시인은 시인의 임무는 「희망의 수사학을 확산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희를 넘긴 그가 열네번째로 낸 시집 「희망학습」(시와 시학사 발행)은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주는 희망의 지표이다.
「오늘 일군 건/한낱 거품일 뿐/…/허구한 날 새 날의 희망을 보관시킨/거대한 금고에/오늘은/조국을 파멸케 한/한국인의 죄책을/가득히 채우느니/내일은 필연/이 금고를 상속 받으리라」(「내일 아침」부분). 준열하게 우리의 죄책을 꾸짖으면서도 그는 희망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소망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희망은 그냥 소박한 바람이 아니라 절망을 안고 가는 희망이다. 「절망이여 함께 가자/끝까지 절망함을/율법으로 정하고/갈 데까지 간 후에도/이별 않기로 정하고/둘이 정답게 가자」(「절망에게」).
『시대의 불행이 너무나도 부풀어 올라 시의 상자에 담아내기엔 가당치 않다』면서도 김씨는 『사회(분단)의 껍질, 한국어라는 언어의 껍질, 자기자신의 껍질을 벗으려는 노력을 문학인들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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