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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리기 나눠먹기 ‘거품 증액’/예산심사 상임위 마다 선심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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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풀리기 나눠먹기 ‘거품 증액’/예산심사 상임위 마다 선심경쟁

입력
1998.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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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조5,540억 증액/건교위 ‘지역구 챙기기’ 9,352억이나 늘려/문광위,정부안 없던 자유총연맹에 12억/복지위 59항목 늘려 2,500억이나 껑충/디지털 감청장비 법사위,전액 삭감99년도 예산안이 국회 상임위의 예비심의를 거쳐 예산결산특위에서 본격 심의되고 있으나 올해도 여전히 상임위 차원의 「선심성」 예산증액이 도처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철저히 깎겠다」 거나 「원안을 지키겠다」는 소속당의 당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깎일때 깎이더라도 일단 올려 놓고 보자』는 행태로 일관했다. 상임위 차원에서 수정의결을 통해 증액된 예산은 모두 2조5,540억8,000여만원. 정부가 요청한 전체예산 85조7,900억원의 2.97%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은 여야가 모두 국내총생산(GDP)의 5%에 이르는 적자재정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마당에 불거진 것이어서 국회차원의 국제통화기금(IMF)사태 극복의지를 현저히 의심케 하고 있다.

■「선심=로비」?

상임위의 「선심성」 증액예산은 대부분 관련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의 「로비」 흔적이 짙다. 특히 많은 산하기관을 거느리고 있는 건교·문화관광·보건복지위 산하 행정부처의 예산이 크게 증액됐다. 문광위의 경우 문화산업진흥 특별자금 조성(500억원), 문화의 집 조성지원(205억원), 문예진흥기금 조성(100억원)등 모두 1,409억여만원을 예산에 더 반영했다.

특이한 것은 당초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는 전혀 반영돼 있지 않던 「자유총연맹」 예산이 야당의 주장과 여당의 수용으로 12억7,500만원 규모로 책정됐다는 것이다. 이는 행정자치위에서 제2건국지원금(20억원), 국민운동지원금(150억원) 등의 전액 삭감을 놓고 여야가 격돌을 벌인 끝에 결국 의장직권으로 예결위에 상정된 경우와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보건복지위 소관 보건복지부 및 식품의약안전청 예산에서는 모두 59개 항목에 걸쳐 증액이 이뤄진 반면 감액은 6개 항목에 불과해 전체규모로는 총 2,500억7,000여만원 정도가 늘어났다. 구체적으로는 자활보호자 생계비 지원(780억원) 장애인 보장구 급여확대(88억여원) 세계노인의 해 지원사업(10억원) 등이다. 증액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나 산하기관의 민원성 예산증액이 두드러진 경우로는 산업자원위가 꼽힌다. 산자위는 모두 915억5,800여만원을 증액했으나 전자부품연구소 운영비(30억원) 한미 한중간 산업기술협력사업(10억원) 등 불요불급한 예산이 눈에 띈다. 산자위 소속 의원들 조차도 『이런 예산은 여행경비 등으로 전용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인정할 정도다.

■나눠먹기 구태재연

총액규모로 가장 많은 예산을 증액한 건교위의 경우는 의원들의 지역구 사업을 챙기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건교위는 철도청 예산을 포함, 모두 9,352억원을 증액했다. 구체적인 내역을 살펴보면 동대구­경주 고속도로착공비(100억원) 부산­언양 고속도로 착공비(100억원) 여주­포천 고속도로 설계비(90억원) 광주­망운 고속도로 설계비(45억원)등으로 지역간 「나눠먹기식」 예산배정이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표를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의원들로서는 상임위에서 감히 예산을 깎자는 말을 못하는 것이 상례』라면서 『때문에 정작 예결위에 가면 거의 예외없이 다시 삭감될 것을 알면서도 올려놓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업대책 등으로 예산증액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던 환경노동위는 최초로 민주노총에 지원되는 2,000만원을 포함, 모두 485억6,000여만원을 증액하는데 그쳤다.

■항목조정 새 관행

한편 상임위 차원의 예비심의 과정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은 법사위에서 5억2,000만원이 배정됐던 디지털 감청장비 수입예산을 전액 삭감, 마약사범 차량추적 등을 위한 장비구입으로 전용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또 농해위에서 서해경비 강화를 위해 1,000톤급 경비구난함 건조비용(46억원)을 새로 배정한 것과, 통일외교통상위에서 북한 이탈주민 관리비를 24억5,000여만원 증액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고태성·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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