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을 맞는 일본의 분위기는 결코 밝지만은 않다. 언론은 연일 『정치대국 중국과 경제대국 일본의 협력이 동북아 평화와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江주석의 방일은 한 일본 언론인의 지적처럼 일본의 좌절감을 자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72년 국교정상화 당시와 달리 장기적인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일본의 모습과 성장을 거듭해 경제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 중국의 모습이 대비된다. 또한 10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일 당시에도 흘러 나왔지만 「왜 일본에는 저런 지도자가 없을까」하는 한탄도 예견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중국은 「침략」과 「사죄」의 명문화를 요구하면서 江주석에 대한 와세다(早稻田)대학의 명예박사학위 수여를 거부, 「역사」에 대한 일본의 무력감을 확인시켰다. 중국측이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본측은 와세다대학 설립자인 오쿠마 시게노부가 1915년 일본이 중국에 「21개항 요구」를 강요할 당시 총리를 지냈다는 점이 거부감을 불렀을 것이라는 추측이다.엔 차관과 일방적인 경제·기술협력을 제공하면서도 늘 「역사」에 발목잡혀 저자세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일본에 앙금을 남기고 있다.
여기에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가 『일본 사람들은 예의만 차릴뿐 실질적인 대화소득이 없다』는 이유로 요즘 일본측 방문객과의 면담을 피하고 있다는 베이징발 보도까지 겹쳐 일본측의 기운만 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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