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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과 최 교수’ 논쟁/野 “현정부 이념적 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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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과 최 교수’ 논쟁/野 “현정부 이념적 결함”

입력
1998.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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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소모적인 정쟁” 반박/정치이해 대립 시각도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장 최장집(崔章集) 교수의 역사관, 햇볕론은 논쟁의 단골메뉴였다. 이어 진행되고 있는 예결위의 예산심의에서도 이 논쟁은 「약방의 감초」 처럼 등장했다.

특히 북한 금창리 지하핵시설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공방은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 논전에서 한나라당은 최교수 역사관과 햇볕론을 현 정부의 「이념적 결함」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국민회의는 시대사조를 역류하는 소모적인 정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자민련은 대북포용정책에는 다소 유연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최교수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정파간 스펙트럼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 논쟁의 본질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사회 일반의 관심이 높다. 외형상으로는 일단 이념대립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보수와 진보의 대결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논쟁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 돼왔다.

전 정부에서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민족우선 발언, 한완상(韓完相) 전 통일부 총리와 김정남(金正男) 전 교문수석의 사상문제가 시비의 대상이 된 바 있다.

다만 지금은 논쟁 당사자들의 역학구도가 달라졌다는 차이점이 있다. 과거에는 우파 보수세력이 권력의 중심부에 새롭게 진입한 소수의 진보주의자들을 몰아부쳤으나, 지금은 우파 보수세력이 다수의 우월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특히 70∼80년대에 권위주의에 항거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던 세대가 지금 30∼40대로 사회 중심세력으로 성장했다는 사실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탈냉전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어 국내의 이념논쟁이 탄력을 받기 힘들게 돼 있다. 그럼에도 사상논쟁이 재연되자, 그 대립의 본질이 이념이 아닌 정치적 이해가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정권교체로 기득권을 상실한 기존 세력이 신진세력을 견제하는 측면이 있다는 주장이다. 대북정책의 방향을 놓고 학계나 정계에서 이미 오랫동안 논의가 진행돼 왔음에도 불구, 「전부아니면 전무」식의 초보적 문제제기가 이뤄지는 것은 수준있는 이념논쟁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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