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얼굴 인식기능에 외국어 번역도 척척/쌍방향 첨단 ‘HCI기술’/중점 국가과제 개발 착수주인을 알아보고 대화할 줄 아는 컴퓨터가 있다면. 컴퓨터를 배우느라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컴퓨터는 주인이 다가오면 움직임을 감지하고 얼굴을 파악해 스스로 작동모드로 바뀐다. 주인이 입력해 놓은 오늘의 일정을 말해준다. 밤새 몇 통의 전자우편이 도착했는지도 알린다. 『누구 편지를 열어보라』면 이를 읽어 준다. 외국어로 쓰인 것은 번역해 준다.
컴퓨터와의 대화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보고 듣고 말하며 판단할 줄 아는 컴퓨터에 대한 연구인 「휴먼인터페이스」(주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가 중점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최종 선정돼 기술개발이 시작됐다. 인간과 컴퓨터 사이의 기존 의사소통이 컴퓨터가 알아 듣는 언어를 인간이 선택한 것이라면, 이제 인간중심의 상호작용개념으로 바뀐다. 이를 흔히 휴먼 인터페이스(Human Interface)라 부르는데 쌍방향적이라는 점을 강조해 정확하게는 「인간 컴퓨터 상호작용(Human Computer Interaction·HCI)」기술이라고 부른다. 모니터도 없었던 원시컴퓨터시절에서 10여년이 지나 기계언어를 보다 쉬운 명령체계로 표현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MSDOS, 윈도같은 관리프로그램. 이 그래픽 위주의 프로그램도 차세대 「음성·시각 사용자인터페이스」에 자리를 물려줄 전망이다.
휴먼인터페이스 사업단은 구체적으로 구어 이해, 음성합성, 휴먼 인식 및 합성, 다국어 자동번역, 다국어 정보검색, 원칩 설계 제작등 기술개발을 진행한다. 음성언어는 신문읽기식으로 6만 단어(정확도 95%), 대화체로는 10개 단어로 조합된 문장까지 이해하는 게 목표. 구어는 감정상태나 맥락에 따라 문법과 억양이 파괴되므로 컴퓨터가 이해하기 쉽지 않다.
HCI에 먼저 뛰어든 미국은 이미 6만 단어를 이해하는 컴퓨터를 내놓았고 국내에도 다양한 음성인식 제품이 출시돼 있지만 만족도는 낮다. 목소리로는 200명, 얼굴로는 500명까지 인식할 수 있다. 언어처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표정을 7가지로 인식해낸다. 침입자를 발견했다면 경보나 경찰신고등 보안시스템과 연계할 수도 있다.
외국어 번역은 영한 80%, 한영 70%, 일한 95%, 중한 70%가 목표. 다국어 정보검색은 여러 나라의 정보를 바쁘게 검색하는 사용자들에게 편리하다. 휴먼인터페이스사업단의 김상용 사업단장은 특히 이 번역기능이 『나이가 들수록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일반적 평가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업단은 과제기간이 만료되는 2003년께 HCI프로세서를 선보여 2007년께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성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런 기능을 감시보안시스템, 인터넷 상거래, 자동차등에 적용하면 2004년에 이미 예상매출이 총 5억8,000만달러(약 7,000억원)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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