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통한 로비 명단공개” 인사연기 검토경찰이 연말 정기승진인사를 앞두고 지연·학연 등을 앞세운 청탁바람에 휩싸여있다. 이에 따라 이례적으로 경찰청장 등 고위간부들이 직접 인사기강 확립에 나서는 한편, 과열분위기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인사를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옥(金世鈺) 경찰청장은 지난주 말 각 시·도 지방청장에게 전화, 『연말 승진인사 로비가 난무, 경찰조직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정치권 등을 통한 인사청탁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김청장은 또 『인사청탁자의 명단을 공개하는 등 반드시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하고 내년초로 인사를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김광식(金光植) 서울경찰청장 등 지방청장들도 최근 일선 서장에게 인사로비를 자제토록 강력히 지시했다.
경찰 승진인사와 관련한 잡음은 매년 반복돼 왔으나 올해는 첫 여야간 정권교체와 맞물려 그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경찰자체의 지적이다.
특히 이번 인사의 핵심인 경무관 승진인사와 관련, 『특정지역 출신 총경급 10여명이 경합중이며 이미 이들 중 5∼6명이 내정됐다』는 설(說)까지 나도는가하면 일부는 「지역 국회의원과 선을 대느라 전화통을 붙들고 산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경찰청의 고위관계자는 『치안총수가 직접 인사청탁을 경고하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도 『수십년동안 정치권과 지연 등에 흔들려온 경찰의 인사관행을 개선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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