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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금리 아직 높다/김동영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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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금리 아직 높다/김동영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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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이 줄어들기 시작한 지난해말부터 남편의 은행 마이너스통장으로 대출받아 근근이 살림을 꾸려온 최모씨(33). 최근 대출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은행을 찾은 그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은행측으로 부터 『돈을 더 쓰려면 연 15.5%의 금리를 부담하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중금리가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신문과 방송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는데 왜 내리지 않느냐』고 따졌지만, 은행측은 요지부동이다.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가계대출금리가 올초 연 16∼17%대에서 9월 들어서는 평균 14.7%로 내리고 10월에는 14%까지 떨어졌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한술 더 떠 기업대출금리는 평균 12%선까지 급락했다고 강조했다.

과연 그럴까. 대다수 금융소비자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물론 일반고객이 주요도시의 아파트같은 확실한 담보를 맡기거나 기업의 신용이 최상급일 경우에는 정부가 발표한 금리수준에서 돈을 빌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사람들과 기업들의 「체감금리」는 정부의 「발표용 금리」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연 15∼16% 수준의 금리를 꼬박 꼬박 물어야하는 서민들이 대다수이고 중소기업들은 17%의 금리를 부담하고도 꺾기를 당하기 일쑤다. 과거에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이거나 떼일 위기에 처한 부실채권손실을 고금리로 만회하려는 은행의 전략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리높이고 있다. 금리를 내리지 않는 은행에는 제재를 가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는다. 그러나 금리인하정책의 기준은 여전히 「발표용 금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기준을 바꾸지 않는 한 금리인하정책이 성공하더라도 서민과 중소기업의 체감금리는 고공행진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정책의 기준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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