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 포로자식도 차별 정부서 관심 가져달라”23일 오전 국회 국방위 회의실에는 색다른 참고인 2명이 출석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잡혔다가 45년만에 귀환한 국군포로 양순용(梁珣容·72)·장무환(張茂煥·72)씨가 바로 그들. 국방위가 국군포로 송환문제와 귀환시 지원대책 등을 논의하기에 앞서 북한내 국군포로의 참상을 청취하기 위해 초청한 인사들이다.
이들은 소설에나 나올 법한 생존담과 탈출기를 털어 놓으며 포로송환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온 정부측에 대해 서운함을 짙게 토로했다. 지난해 12월 귀환한 양씨가 먼저 진술에 나섰다. 그는 『수년전 북한이 이인모(李仁模)씨의 송환소식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한국정부도 우리들 문제에 관심을 갖겠구나」라고 기대했는데 한국은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탈출동기와 관련, 『(북한에서) 포로의 자식은 결혼을 해도 차별을 받아 막노동만 해야 한다』며 『사위 2명이 탄광에서 죽고난 뒤 딸이라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서 탈출을 결행했다』고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양씨는 이어 『지금 생존해 있는 포로들마저 5∼6년만 지나면 모두 죽게된다. 포로2세의 송환대책에도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며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9월말 귀환한 장씨는 『우리 애들은 공부를 잘 했지만 아버지가 포로라는 이유때문에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며 『조국이 그리워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했다』고 회고했다.
여야 의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이들의 증언을 들은 뒤, 정부측의 무관심을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한영수(韓英洙) 위원장은 이에 앞서 『정부가 국군포로 송환을 위해 국가적 차원의 노력을 하지 않은데 대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정중하게 사과한다』고 말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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