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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랑과 성공’/‘비상식적 드라마’가 뜨는시대?(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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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랑과 성공’/‘비상식적 드라마’가 뜨는시대?(TV평)

입력
1998.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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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자매 한남자 사랑/비틀린 소재 풀어가려/황당한 성격들 총동원드라마는 상식을 벗어날수록 인기를 끈다?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요즘 MBC의 드라마를 보면 그게 아니다. 질질 늘이기의 전형인 「보고 또 보고」에 이어 비상식적인 내용의 주말드라마 「사랑과 성공」(김진숙 극본, 오현창 연출)이 또 인기를 끌고 있다.

「사랑…」은 한 남자를 사랑하는 이복자매와 그 가족의 이야기다. 착한 언니와 못된 동생이 등장하는 현대판 「콩쥐 팥쥐」다. 남녀의 삼각관계를 기본으로 선과 악, 순수와 야심의 대결등 많은 갈등구조를 차용하고 있다. 그 갈등이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착한 이미지의 연기자 고두심을 천하에 악독한 계모로 바꿔 놓은 것도 눈길을 끄는 요인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갈등은 현실에 비춰볼 때 기형적이다. 남자는 언니를 죽도록 사랑한다. 언니도 마찬가지. 그리고 남자는 동생을 싫어한다. 애당초 삼각관계가 아니다. 남자와 언니의 미래는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동생은 남자에게 집착한다. 어머니(계모)도 자신의 딸(동생)이 남자를 차지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이쯤되면 이들은 대세를 착각한 바보같은 인간들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 때문에 이들은 크게 갈등한다.

이런 기형성을 완화하기 위해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억지를 끌어들였다. 생모를 내쫓고 평생 자신을 구박한 계모에 대한 언니의 하염없는 순종, 똑같이 고통을 받았으면서도 역시 마찬가지 태도를 보이는 오빠, 옳고 그름을 구분하면서도 아무말 못하는 아버지….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사람들이다.

MBC는 「보고 또 보고」에서 「겹사돈」으로 재미를 보더니 이번에는 「이복자매의 사랑싸움」을 드라마에 끌어들였다. 비틀린 소재를 풀어나가기 위해 비상식적인 인물과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방송은 점점 더 시청률논리에 짓눌려가고 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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