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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身은 기본”/이영성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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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修身은 기본”/이영성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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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치권에서는 「오길록(吳佶錄) 추문」이 화제다. 얼마전부터 「오길록 추문 페이퍼」라는 괴문서도 돌아다니고 있다. 이 괴문서에는 21일 국민회의 인권위 부위원장을 내놓은 오씨의 비리의혹이 담겨 있으며 특히 낯 뜨거운 성추문까지 상세히 언급돼 있다. 이 괴문서의 내용이 하도 흥미진진해 한때 의원회관에서는 일종의 「베스트셀러」로 꼽히기도 했다.국회의원이나 고위당직자도 아닌 오씨가 화제의 인물로 부상한 이유는 그의 독특한 역할과 능력 때문이다. 인권위 부위원장 이전에 줄곧 민원실장을 지냈던 오씨는 15대 대선 막판에 한나라당의 어음할인시도를 폭로, 자금유입을 막았으며 96년 총선직전에는 장학로(張學魯) 전 청와대부속실장의 비리를 터뜨리는 등 구여권에 심대한 타격을 준 주역이었다. 까닭에 당시 『오길록 한사람이 의원 열사람 몫을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올 정도였다.

그런 오씨가 민원인에게 수백만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자 극히 일부이지만, 「토끼를 잡고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을 언급하며 동정론을 펴는 당료들도 있다.

그러나 오씨 사건에 토사구팽을 적용한다면, 그것은 코미디에 다름 아니다. 토사구팽은 권력의 비정함을 논한 장중한 표현이지만, 오씨의 추락은 그저 추문일 뿐이다. 절박한 문제로 찾아온 민원인에게 돈을 받고 여성민원인과 성적 관계를 맺는 대목에서는 역겨움마저 느낀다. 오씨 사건에는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죄와 죽음이 온다」는 「죄사자지(罪死自至)」라는 경구가 적합할 듯 하다.

정권이 교체된 지금, 권력 주변의 비리의혹은 별로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권력 주변이 자기경계를 조금이라도 게을리하면 제2, 제3의 추문이 불거진다는 사실을 오씨 사건에서 느껴야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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