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교수 “한국 실업대책 정책지원을”「원탁에 둘러앉아 허심탄회하게 한국의 실정을 들어봅시다」
클린턴 대통령은 21일 오후 3시반부터 1시간동안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각계 대표 6명과 원탁모임(Roundtable)을 가졌다. 초청된 인사는 고려대 장하성(張夏成·경제학) 교수, 박인상(朴仁相) 한국노총위원장, 박용오(朴容旿) 두산그룹 회장, 손봉숙(孫鳳淑) 한국여성정치연구소장, 유승민(劉承旻) KDI 수석연구원, 박병엽(朴炳燁) 팬택 사장 등 6명. 미국측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 대사, 해럴드 고 미 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와 맥스 보커스 민주당 상원의원(몬태나주)등이 참석했다.
이날 대화의 주제는 참석자들의 면면에서 보듯 단연 「경제」였다. 보스워스 대사가 사회를 본 이 자리는 화기애애했지만 민감한 문제에서는 열띤 대화가 오갔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클린턴=각국마다 특수사정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21세기를 앞두고 필요성에 의해 세계 금융체제가 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그 원인, 한미양국이 해야할 일 등을 듣고 싶다.
▲장하성=한국은 작은 나라여서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안정화 조치가 없으면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기 어렵다. 우리정부의 실업구제대책을 정책적으로 지원해달라
▲박인상=한국의 철강업계에는 10만 근로자가 있는데 철강수출에서 통상마찰이 있다. 궁극적으로 양국 모두 발전하는 방향으로 조치해주길 바란다.
▲손봉숙=IMF시대 직장에서 해고 1순위가 여성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과거 50년간 쌓아온 민주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될까 우려된다.
▲박용오=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일찍 한 것은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3년전 구조조정을 할 때만 해도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1년이 걸렸다. 미국기업과 많은 합작투자를 해서 성공했다.
▲박병엽=최근 모토롤라로부터 자본을 20% 유치,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는 큰 기회를 얻었다. 미국에서 보다 많은 투자가 있도록 도와달라.
▲유승민=현 정부의 재벌정책은 70∼80%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동시발전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한다. 민주주의를 추구하면서 노동문제 등을 해결해온 미국의 경험을 우리와 공유했으면 한다.
▲클린턴=내 경험과 세계 경제 역사를 볼때 언제든지 성공하는 경제모델은 없다. 경제의 성격은 역동적으로 변한다. 한국은 사실상 스스로의 성공사례를 부활시키면 된다. 재벌이 변화와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미국에선 벤처자본경제를 통해 새회사가 항상 생성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새 회사의 설립을 장려하는 신용제도가 유지돼야 한다.<윤승용 기자>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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