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26일 전국위원회를 기점으로 당을 명실상부한 「이회창 당」으로 변모시킬수 있을까. 뿌리깊은 반(反)이회창 정서 때문에 부총재직을 고사하고 있는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 전 부총재 등 비주류에 대한 설득에 고심해온 이총재는 최근 『정 안되면 내 갈길을 가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부총재단도 「대리인 체제」라는 계파 나눠먹기의 틀을 넘어 선수(選數)와 능력, 대국민 이미지 등을 기준으로 선임, 당의 면모를 일신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차제에 이회창체제를 확고히 뒷받침할 수 있는 「직계 사단」을 형성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부총재단에 포함시킬 적임자를 물색중인데 이부영(李富榮) 의원 등 재선급 소장파의 전격 발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관련, 한 고위당직자는 20일 『이쪽을 잡으려면 저쪽이 튀고 저쪽을 잡으려면 다른 한 쪽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마냥 끌려다닐 수만은 없다』며 『이제는 계파에 연연하지 않고 이총재와 당의 분명한 정체성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총재의 이런 구상에는 향후 정국상황에 대한 나름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사정 드라이브로 당내 역학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일 가능성이 없지 않고, 일부 비주류의 경우 여권의 정계개편 시도와 내각제 논란의 와중에 당을 이탈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볼때 당의 새출발을 다짐하는 전국위원회는 오히려 내홍과 분화를 촉발시키는 출발점이 될 공산이 커졌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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