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오늘 정부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키로 결정한 이래 한동안 줄어들던 자동차 통행량이 다시 늘었다. 서울시가 지난달 28개 지점의 교통량을 조사해본 결과 하루 통행량이 262만여대로 상반기의 평균 255만여대보다 2.7% 늘어 차량속도가 시속 26㎞로 떨어진 도로도 있다고 한다. 실업과 소득감소의 고통 속에 기름값이 그렇게 올랐는데 자동차 굴리는 사람이 늘어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좋은가.■늘어난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 곳은 서울 뿐이 아니다. 주말이면 서울 근교 고속도로나 경춘가도 통일로 경강국도 등은 이른 아침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꽉 막힌 경춘가도에 갇혀 쏜살같이 달려가는 기차를 보면서 차 몰고나온 걸 후회하는 사람이 많지만 교통량은 줄어들지 않는다. 한시간에 한번 있는 열차를 기다리기도 그렇고,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 가며 청량리역까지 가기도 고생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교통난은 자동차 중심 교통정책이 낳은 결과다. 1899년 경인선 개통 이래 우리나라에 건설된 철도의 길이는 6,580㎞이다. 이중 6,000㎞ 이상은 광복이전에 생긴 것이니 교통정책이 얼마나 비현실적이었는지 알만하다. 철도를 놓지 못하면 꾸준히 전철화라도 했어야 한다. 그랬으면 교통체계가 이렇게 자동차 위주로 왜곡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로건설과 유지에 쓴 예산의 반만 썼어도 철도교통 여건은 달라졌을 것이다.
■정부는 2003년까지 17조원을 투입해 경의선 중앙선 경원선 등 수도권 철도를 전철화, 철도수송률을 20%에서 40%로 올리겠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들어온 소리여서 그대로 실현될지 의문이지만, 철도교통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은 반갑다. 그러나 수도권만으로는 안된다. 주요 도시와 도시간, 대도시와 위성도시간 교통을 전철위주로 하지않고는 교통문제를 풀 길이 없다. 이제라도 교통정책의 우선순위를 전철화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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