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위기극복 ‘큰 방향’은 잡았다/“수출경쟁보다 내수 확대” 공감대/핫머니 공격예방 ‘실질대안’ 성과/구속력 없어 각국 후속대책 노력 절실18일 채택된 아태경제협력체(APEC)의 정상선언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역내 국가들이 아시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처음으로 「조율된」대책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선언은 비록 구속력은 없으나, 21개 회원국 정상이 완전합의에 의해 이룩한 문건인 만큼, 적어도 향후 1년간은 각국 정책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특히 지난해 7월 발생한 아시아 금융위기가 역내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따라서 대응도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무효화할 것이라는 데 인식의 일치를 본 것은 큰 성과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국 대표단은 경제강국과 위기를 겪은 개도국이 각각 구체적인 대책과 책무를 명확히 하도록 노력했고, 상당부분이 선언문에 담겼다. 이로써 APEC이 무역투자자유화나 경제기술협력 등 기존의 기능외에 보다 실효적인 기능을 더함으로써 유명무실화할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것이 우리 대표단의 설명이다.
선언문은 5가지 주제에 대해 모두 35개항의 합의사항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은 당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위기 국가의 강력한 자구노력 ▲경제대국의 적극적인 협력 ▲투기성 단기자본의 공격에 대한 응급복구와 예방 등 세 가지 차원에서 대책이 추진되도록 했다.
각국이 재정확대, 금리인하, 통화공급 확대 등 「강력한 내수위주의 성장정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데 합의한 것은 위기 극복의 큰 방향을 설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각국이 위기탈출을 위해 서로 수출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공멸하기 보다는 큰 시장을 가진 나라들이 내수확대를 통해 위기국가를 도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투기성 단기자본 대책에 대해서도 ▲국제적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투명성과 정보제공 기준 제정을 검토하고 ▲IMF 내에 투기자금의 공격을 예방하기 위한 지원 장치를 마련한다는 비교적 실질적인 대안이 나왔다.
반면 개도국 그룹에 대해서도 『한국 필리핀 태국이 강력한 개혁프로그램을 이행한 결과 경제회복의 기반이 구축됐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내부 개혁·개방 등 자구노력의 책무를 규정했다.
한국은 이밖에도 투자박람회 서울 개최, 지식기반 산업 및 중소기업 활성화, 미래정보화시대 대비 노력 등의 항목이 선언문에 포함되도록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선언문의 의도대로 각국의 동시적 대책을 통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APEC 재무장관 회담을 비롯한 각급 협의체의 후속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콸라룸푸르=유승우 기자>콸라룸푸르=유승우>
◎DJ 기조발언 요지/“한국 4개부문 개혁 신속·강력하게 추진”
■금융위기 국가들의 구조개혁 노력
금융위기를 겪은 나라들은 금융 및 기업구조개혁을 가속화하는 등 자구노력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금융 기업 노동 공공부문 등 4개 부문 개혁을 강력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경제대국들의 협력
아시아 금융위기는 당사국들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자구노력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는 나라들에게는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제대국의 협력이 절실하다. 미국은 금리를 추가 인하하고 G7국가들과 협력해 아시아의 금융위기 국가들에 외환을 원활히 공급하는 노력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감세 재정확대 등을 통해 내수진작시책을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더욱 확대해야한다. IMF도 긴축만을 강조하기보다는 성장유지도 동시에 고려토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
■투기성 단기자본문제
국경간 자본이동을 직접 차단하기보다는 자본이동에 대한 투명성과 건전성 감독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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