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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년… 상처뿐인 화랑가/경매열풍 유통질서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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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1년… 상처뿐인 화랑가/경매열풍 유통질서 파괴

입력
199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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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식당겸업 확산 씁쓸/해외마케팅엔 긍정 평가/“미술애호층 건재” 위안도IMF 1년. 호황의 발걸음은 가장 더디고, 불황은 뛰어서 온다는 화랑계는 IMF이후 깊은 시름에 빠졌다. 유통질서 파괴, 전시공간 축소로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미술계는 명분도, 실리도 잃은 1년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유통질서 파괴. 2월 동숭갤러리가 소장품을 파격세일해 큰 돈을 거머쥐자 지방에까지 경매열풍이 불었다. 갤러리현대가 3월에 개최한 「호당가격 없는 작품전」은 군소화랑이 주도한 가격파괴에 국내 최고의 화랑이 가세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다른 화랑들의 반발을 샀다. 「미술품 값은 내린다」는 확신이 퍼지면서 결국 컬렉터들을 화랑가에서 「퇴출」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폐업 전업도 늘어났다. 대기업이 제공해온 전시공간인 삼성포토스페이스, 마포 서남미술전시관, 갤러리아트빔이 문을 닫았고, 군소화랑인 갤러리마임 조화랑 갤러리동주 프리아트화랑이 없어졌다. 주로 주부컬렉터들을 상대했던 강남의 화랑 중에는 간판만 유지한채 거의 전시를 하지 않는 곳이 더 많다. 식당을 차리는 화랑도 늘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갤러리사계가 「갤러리카페」로 변경, 실제로는 화랑업을 접었고, 외국작가를 불러와 「짭짤한」 재미를 보던 사간동의 국제화랑도 전시장 2,3층을 바와 레스토랑으로 개조중이다. 갤러리현대 상문당 금산갤러리등이 대관을 시작한 것은 그나마 「체면」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으로 인식될 정도다.

다행인 것은 미술애호가층이 건재하다는 점. IMF 이전에는 대작을 사가고 기업돈으로 결제하는 재벌가 콜렉터들이 많았으나, 요즘엔 소품이나마 개인돈으로 사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요일 인사동 전통문화의 거리는 여전히 인파로 북적거리고 전시팸플릿 판매만은 더 늘어난 점도 잠재고객이 그다지 줄어들지 않은 증거로 보인다. 국내 영업기반이 무너지자 박영덕화랑, 가나화랑등이 해외마케팅에 주력하는 점도 IMF의 긍정적 효과로 분석되고 있다. 화랑계는 잠재고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알찬 소품전, 아트상품전등 다양한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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