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영역명작비중 늘어… 맞춤법 등 생소한 문항도/수리·탐구Ⅰ사고력·응용력 요구 많아 “고난도”/수리·탐구Ⅱ사회·과학현상 이해 통합교과형/외국어영역의사소통능력 측정… 작년 유형과 비슷9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약간 쉽게 출제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8일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 통합적 사고력 등을 측정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교과서내 문제의 비중이 커지고 모의고사, 참고서 등에서 쉽게 접해온 문제도 출제되는 등 문제 유형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낯선 문제들이 많이 나온 수리·탐구Ⅰ은 대체로 어려웠다는 반응이었다.
평가원측은 『학습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제범위를 전 영역에 걸쳐 1학년 과정에서 배우는 공통과목 중심으로 출제했으며 난이도는 지난해 상위권 50% 수험생의 평균 성적이 50점대(100점 만점)였던 것을 올해는 60∼70점 수준이 되도록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또 계열별로 도입된 선택과목도 난이도의 균형을 맞췄고 영역을 막론하고 단순한 이해보다는 실제 생활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출제된 것도 특징이다.
■언어영역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교과서에서 출제된 문항들이 많았고 참고서나 모의고사 등에서 출제된 문항들도 있었다. 문학작품과 비문학작품 문항의 비율은 4대6으로 지난해보다 문학작품의 비중이 늘었지만 「진달래꽃」 「관동별곡」등 대부분 교과서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명작들이었다.
언어생활의 전반적 능력을 측정하기 위한 듣기·쓰기평가 문항도 선보여 듣기평가 문항에서는 방송대담이나 전화통화 등을 응용한 2번 문항을 비롯, 지휘자와 연주자, 청중의 관계를 묻는 그림을 찾는 1번 문항 등이 출제됐다.
또 「사막에서 낙타와 함께 걸아가는 사람」을 찍은 사진을 제시하고 묻는 쓰기평가 1번 문항과 정확한 맞춤법을 측정하는 쓰기평가 11번 문항 등 생소한 유형의 문제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종로학원 김용근(金湧根) 평가실장은 『상위권(320점 이상)은 3∼4점, 중위권(320∼230점)은 5점, 하위권(230점 미만)은 2∼3점 가량 올라가고 만점자도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희수(李憙秀·18·성동고3)군은 『모의고사에서 평균 100점(120점 만점) 정도 받았는데 4∼5점 가량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수리·탐구Ⅰ
복합적인 사고력과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돼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웠다는 게 수험생과 교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단순한 지식을 묻는 문항은 8개에 불과한 반면 대부분 고난도 문항이었다는 평가였다.
특히 피아노의 음계를 등비수열에 응용, 음계의 차이에 대한 수학적 계산을 요구하는 공통수학 23번 문항은 복합적 추론능력과 심도있는 이해력이 필요한 새로운 유형의 문항으로 대부분 수험생들이 애를 먹었다.
입시관계자들은 『지난해 출제 경향에 따라 기본적인 문제를 반복학습해온 수험생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상위권 수험생들조차 시간이 부족할 정도여서 중·하위권 수험생들은 문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입시전문가들은 올해의 수리·탐구Ⅰ문제들은 대체로 수능형이 아닌 학력고사형에 가까웠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입시관계기관들은 점수대별로 지난해보다 인문계의 경우 상위권 2∼8점, 중위권 4∼10점, 하위권 5∼6점, 자연계는 상위권 1∼8점, 중위권 3∼12점, 하위권 4∼7점 가량 각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모의고사에서 340점대를 유지해온 조민경(曺敏耿·18·영등포고3)양은 『공식을 적용하기 보다 응용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 시간이 부족해 5점 정도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평소 수리·탐구Ⅰ 모의고사에서 70점(80점 만점) 가량을 받아온 삼수생 한모(20)군은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유형의 문제가 많아 시간은 조금 부족했지만 점수는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리·탐구Ⅱ
사회탐구는 지난해보다 다소 쉬웠지만 과학탐구는 심도있는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 조금 어려웠다. 박지욱(朴知旭·경신고3)군은 『도표가 많이 인용되고 생소한 문항이 많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과학탐구에서는 순수 과학에만 치중하지 않고 환경호르몬 문제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과학현상을 과학의 기본원리를 이용해 푸는 문항이 나왔으며 지난해와 비슷하게 통합교과형 문항도 많이 출제됐다. 단순한 지식보다 사회현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탐구하는 문제가 주로 출제된 사회탐구에서는 IMF 구제금융이후 소비생활의 변화, 정리해고를 둘러싼 노사간 갈등해소, 문화개방을 둘러싼 가치판단 등 시사적 문항이 많았다.
■외국어영역
단순하게 문법 만을 묻는 문항이 줄어든 반면 영어를 의사소통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됐다. 이를위해 말하기·듣기·쓰기·읽기 등 언어 기능별로 다양한 문항이 골고루 등장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출제유형이 비슷하고 어휘도 평이한 수준이었으며, 사고력과 창의력을 측정하기 위한 생활 주변의 시사적인 문항도 많았다. 각 문항의 소재는 통합교과적인 것으로 선택됐으며 문항당 지문의 길이는 대부분 60∼100개 단어 안팎으로 구성됐다. 다만 변별력 유지를 위해 160∼170개 단어 안팎의 긴 지문도 일부 출제됐다. 입시관계기관들은 상위권 1∼2점, 중위권 2∼3점, 하위권 2∼3점 가량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평소 모의고사 370점대 수준을 유지해온 재수생 최수희(崔修姬·19)양은 『전반적으로 쉬워서 만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천호·김동국 기자>박천호·김동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