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역사적인 금강산관광 뱃길이 열린다. 대결과 반목으로 점철된 분단 반세기만에 이룩한 소중한 「타협」의 결과다. 며칠앞서 시험항해가 있었지만 순수 관광객을 실은 나들이는 이번이 처음이다. 입시철만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한파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입 수능시험일이기도 한 오늘 「시험한파」가 전국에 몰아쳤다. 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 동해 전해상엔 폭풍경보가, 수도권엔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그래도 1,000여명의 관광객을 실은 현대금강호는 동해의 파도를 헤치며 예정대로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고 한다. 금강산 관광이 남북한 교류와 화해의 디딤돌이 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세계는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새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금강산관광이라는 조용한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내친김에 육로로도 금강산에 갈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금강산뿐 아니라 민족의 영산 백두산도 북한 땅을 통해 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며칠전 금강호의 금강산관광 시험운행에서는 몇가지 문제점이 드러났다. 우선 승하선 절차의 개선필요성과 함께 통신수단의 미비점이 노출됐다. 장전항에서의 도선유도시간이 2시간이나 된다는 것도 문제다. 장전항에서 2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관광객들로서는 아까운 시간낭비고, 불필요한 긴장 요소다. 신변안전문제도 관광객들을 찜찜하게 하고 있다. 북한의 남한당국 기피증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마땅히 남과 북의 당국자들이 만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만약 북한 해역에서 구난이 필요한 긴급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북한 단독으로 구난이 가능하다면 문제가 간단하지만, 남북 공동작업이 필요한 경우에는 당국이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관광세칙도 문제다. 현대측은 관광세칙에 대해 북측과 합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북한이 제시한 세칙은 효력이 없다고 강변하지만, 과연 북한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 의문이다. 북한사람들에게 말을 걸면 벌금이 얼마라는 등 일방적 규제위주의 세칙이 존재하는 한 금강산관광이 활황을 맞기는 어렵다. 국제관례에 맞는 규칙을 새로 만들어 관광객들이 납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현대나 북측은 이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자차원의 대화를 갖도록 북한을 꾸준히 설득해야 한다.
금강산 관광이 오래도록 지속되기 위해 남과 북은 절제와 관용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공존의 불씨를 살려가는 것이 남과 북 모두에게 주어진 책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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