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각국들 냉담한 반응제6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최대 관심사인 미국의 아시아 경제 지원책이 16일 발표됐으나 아시아의 반응은 냉담하다. 앨 고어 미부통령은 이날 아시아 경기회복과 구조조정을 위해 미·일 등이 총 100억달러의 지원기금을 조성,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미·일 공동 금융지원구상」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정상회의 공동성명으로 공식 발표될 새 지원계획의 자금구성은 미국이 출연하는 50억달러와 일본과 세계은행 및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이 조성할 50억달러. 미국 출연금 50억달러 가운데는 한국과 태국, 인도네시아에 각각 10억달러씩 집행될 금융지원금이 포함됐다.
일본 등이 출연할 50억달러가 이미 발표된 300억달러 규모의 「미야자와 플랜」과 별개의 것인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고어 부통령은 『이번 지원이 아시아 각국의 금융체제를 회복시키고 구조조정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재정적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지난해까지 APEC 주도국을 자처한 미국의 「선물」이 겨우 일본에 빌붙어 생색내기에 그친 것이냐는 식이다.
도밍고 시아존 필리핀 외무장관은 『일본은 말없이 돈을 풀고 있는데 비해 미국은 돈없이 말만 떠벌이고 있다』며 현금지원에 인색한 미국을 비판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80년대 남미 위기에 대한 미국의 지원계획인 「브래디 플랜」의 핵심은 위기국에 대한 부채탕감이었다』며 아시아가 미국에 바라는 것은 생색내기나 무역자유화 같은 장기계획이 아닌, 당장의 부채탕감이라고 꼬집었다.<장인철 기자>장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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