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증권 부정적 평가에 대우 14개 종목 하락/반도체 경기 호황 조짐/삼성그룹 전자중심 호조증시에서 「외풍」에 따라 그룹전체 주가의 향방이 결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주식시장에서 대우그룹 계열 14개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업종에 관계없이 그룹계열 전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것은 드문 일이다.
업체별로는 우선주를 제외하면 대우증권이 전날에 비해 5.61% 떨어진 8,400원을 기록, 하락율이 가장 컸고 대우중공업이 70원(1.42%)떨어진 4,830원으로 마감하는 등 단 1종목도 주가가 오르지 못했다. 대우그룹 주가가 이처럼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외국인들이 대우그룹 주식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기 때문. 외국인들은 이날 증시에서 43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모처럼 주가상승을 견인했으나 대우그룹 주식은 대우전자와 대우중공업을 각각 14만주씩 순매도했을 뿐이다. 이는 ING베어링증권이 최근 대우그룹계열 회사채를 정크본드수준으로 평가한 리포트를 발표한데 이어 전날 노무라증권 역시 대우그룹에 대해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대우그룹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데 따른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김우중(金宇中) 회장의 입원 역시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주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그룹이 이처럼 「외풍」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삼성은 오히려 외풍덕을 톡톡이 보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주식 우선주 29만주, 보통주23만주 등 총 52만주를 사들였다. 이는 세계 반도체 경기가 호황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증시에서 인텔 마이크론시스템즈 등의 주가가 크게 오른데 따른 반사이익도 크다는 게 증시의 분석. 삼성전자와 업무영역이 비슷한 두 회사의 주가가 연초에 비해 두배 가까이 뛴데 비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점을 의식, 외국인들이 투자를 늘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00원 오른 6만7,700원으로 마감하는 등 5일간 8,800원이 올랐다. 나민호(羅民昊) 대신증권투자정보팀장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계열그룹사 전체의 주가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그룹 주가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영향력이 주가변동에 결정적인 만큼 일반인들도 이들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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