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의도 뭔가” 불만속/해외자금조달 차질 우려미국의 무디스사가 17일 일본 국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한 등급 낮춘 것을 두고 일본은 우선 『말도 안된다』고 펄쩍 뛰면서도 「재팬 프리미엄」이 커져 금융기관과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성 장관은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없다』면서도 『일본 국채는 세계에서 가장 신용이 있다』고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하야미 마사루(速水優) 일본은행 총재도 『일본의 대외채무 지불능력이 대단히 높다』며 『당장의 경제·재정상황은 어렵지만 제조업의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노동력의 질 등 잠재성장력이 여전한 만큼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무시했다.
일본 정부가 특히 불쾌하게 여기는 것은 24조엔에 이르는 사상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지 하루만에 무디스가 찬물을 끼얹고 나선 점이다. 바로 무디스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이유로 든 「금융시스템 불안과 장기적인 불황」을 해소하기 위한 일본의 노력을 무조건 깎아내린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무디스가 이유로 들었듯 「재정적자 확대」는 피할 수 없지만 일본의 재정 적자는 실제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일본의 입장이다. 정부채무잔고 대(對) 국내총생산(GDP) 비율은 98년말 기준으로 92%에 달해 선진서방 7개국(G7)중 최악이지만 이는 사회보장비를 넣는 나라와 빼는 나라가 있는 등 「숫자 놀음」의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정부 보유 금융자산을 뺀 순채무의 대 GDP 비율은 18%로 미국 등 다른 선진국의 40%대에 비해 여전히 양호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우시오 지로(牛尾治郞) 경제동우회 대표간사가 『올해처럼 국채를 발행한다면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 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더욱 내려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외자계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이미 신용등급이 Aa급 이하로 내려가 있는 민간기업은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비교적 신용등급이 높았던 금융기관과 주요기업은 해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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