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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자질검증제 원점서 재논의를/손풍삼 서울교대 강사(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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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자질검증제 원점서 재논의를/손풍삼 서울교대 강사(발언대)

입력
1998.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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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교육부는 교사를 임용하기 전에 학교 현장근무를 통해 교사로서의 적성과 자질을 검증한 뒤 부적격 교사는 면직시키는 내용의 수습교사제를 내년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좀 더 철저한 검증을 통해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좋은 선생님을 가려뽑아 자녀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누가 반대를 할까. 아마 교육부는 수습교사제 실시에 대해 모두 이렇게 생각해 줄 것으로 기대한 모양이다. 그런데 현실은 이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선생님이 되겠다고 교육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교정에서 연일 집회를 열어 당국의 교육철학 부재를 질타하고 있다. 적절한 논의과정도 거치지 않은 이 제도를 철회하라는 것이다.부모가 자식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할 때도 합당한 과정을 거치는 것이 옳다. 그래야 효과적이다. 국민을 대하는 행정당국의 태도 또한 늘 이러해야 할 것이다. 경제적 민주주의와 정치적 민주주의를 동시에 추구하는 열린 시대는 당국자들에게 바로 그런 능력을 요구한다.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목표가 분명하다고 해서 수단과 과정이 모두 정당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제도만 제대로 운영해도 자질을 검증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교육대생들의 주장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선생님이 될 목적으로 입시경쟁을 뚫고 진학해서 인성검사에 쉽지 않은 임용고사까지 거쳐 교육의 길에 나서고 있는데 무엇이 더 필요하냐는 것이다. 우리 교육의 모든 문제가 마치 부적격 교사를 가려낼 제도가 없기 때문이란 듯한 태도는 단견이다. 또 그 검증을 누구에게 맡긴다는 말인가. 수습교사제에 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잊지말아야 한다. 이 척박한 시대에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과 행정은 인간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또한 선생님이 되려는 이들이 존중받을 때 우리 자녀들은 비로소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을.<政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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