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수준·직급 등 일부 사항만 합의/최대쟁점 감원문제 논의조차 못해/장은측 ‘흡수합병’에 강한 반발도합병은행들의 통합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만 유독 「소걸음」상태다. 비슷한 시기합병을 선언한 상업 한일은행(한빛은행)이나 하나 보람은행(하나은행)이 사실상 실무절차를 마무리짓고 경영진 구성만을 남겨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특히 국민 장신은 최대쟁점인 감원문제는 아직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량은행간 자발적 합병을 통한 슈퍼뱅크탄생」이란 기대에도 불구, 이처럼 합병진척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맏형」격인 국민은행이 실질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합병협상 어디까지 왔나
지지부진하다. 합병비율(1 대 0.5245), 자회사처리(국민장은카드합병, 장은투신운용존속)등 문제는 타결됐지만 문패(합병은행명칭)교체도 이제서야 뒤늦게 공모에 들어갔다.
내년 1월 공식출범을 위해선 이달안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12월엔 「모의훈련」에 들어가야한다. 그러나 국민 장신은 ▲급여(임금이 낮은 국민쪽으로 맞춤) ▲직급(장신직원의 직급유지)등 일부 사항만 합의를 이끌어 냈을 뿐 「폭발성」강한 인력조정문제는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감량의지의 결여
두 은행의 현 인력규모는 국민이 약 1만2,500여명, 장신이 1,000여명등 1만4,000명에 육박한다.
감원의 열쇠는 인력이 많은 국민쪽에서 쥐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국민측은 희망퇴직을 통해 많아야 8∼10% 정도(1,000명 안팎) 인원감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내달초 노조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실질적 감원논의는 내달 중순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력수요가 많은 소매금융의 특성상, 또 500개가 넘는 점포를 유지하려면 대규모 인력감축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는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감원의무는 없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무리 다(多)점포전략을 구사하는 은행이라해도 다른 경쟁은행들이 가벼운 몸집으로 뛰는데 이런 인원을 끌어안고 「리딩뱅크」가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빛은행의 경우 내년초 출범인력은 1만1,000명선이고 추가감원을 통해 1만명이하로 줄이기로 되어있다.
■대등합병이냐 흡수합병이냐
최근 장신이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뒤 국민측은 『장신이 부실은행으로 입증된 만큼 더이상 대등합병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장신은 『같은 기준으로 실사를 해보면 국민도 나을 게 없을 것』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합병의 기본원칙이 깨져 버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 인력 점포 등기등 모든 면에서 국민이 합병을 주도하는 것은 공지의 사실. 리딩뱅크를 만들려면 인력감축과 감량경영등 「뜨거운 감자」를 조기 정면돌파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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