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속 포도당·지방이 ‘부동액 역할’/냉동개구리 월동 가능생물이 살아가는 데는 물 온도 공기 흙등이 중요한 제한요소로 작용한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특히 온대지방의 생물에게 못견디게 고통을 준다.
기온이 떨어지면 양서류인 개구리도 살 구멍을 찾아 헤맨다. 물개구리는 그래도 물에 들어가니 가장 안전하다. 청개구리는 땅을 파는 재주도 못가지고 태어나 낙엽 아래서 겨울을 지낸다. 참개구리는 빙점보다 높은 보드라운 흙을 파고 들어가거나 깊은 바위 틈, 고목 안에 들어가 월동을 한다.
그런데 연약하고 방어무기 하나 없는 개구리가 극지방 사막 열대우림지대등 안 사는 곳이 없으니 대단한 생존전략을 가진 녀석임이 틀림없다. 개구리를 포함하여 어느 변온동물이든 기온이 하강하면 체온도 따라 내려가 대사율이 떨어진다. 더 추워지면 방광, 살갗, 몸 안의 빈 곳인 체강의 체액이 얼어버려 호흡이 정지되고 심장이 멈추는 「산송장」이 된다. 얼음 안에 갇힌 금붕어도 마찬가지 신세다. 「동태」가 된 이것들이 봄이 와서 몸이 녹고 얼음이 물로 바뀌는 날에는 언제 그랬나싶게 벌떡 일어나 생기를 찾으니 정말 불가사의하다. 사람은 조금만 추워도 귀나 발가락 세포가 얼어 동상에 걸리는데 말이다.
냉동인간이나 정자도 영하 약 200도에 넣어 두지만 세포가 죽지 않는다. 냉동된 개구리는 세포에 고농도의 포도당이나 지방을 가지고 있어서 특히 심장 허파 간 콩팥등 생명에 직결되는 생명기관의 세포는 얼어서 세포막이 터지는 동해(凍害)를 입지 않도록 한다. 포도당과 지방덩어리는 분해되어 열을 내기 때문에 그것이 부동액인 셈이다.
사막이나 열대지방의 개구리는 되레 덥고 건조한 것이 문제라 역시 땅 속에 들어가 하면(夏眠)을 한다. 한 겨울의 소나무잎도 부동액을 채우고 있어 얼어터짐을 막는다.<강원대 생물학과 교수>강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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