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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한국/이장훈 국제부 차장대우(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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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한국/이장훈 국제부 차장대우(기자의 눈)

입력
199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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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도 마침내 국제통화기금(IMF)의 막차를 탔다. 지난 4개월여 동안 지루한 협상 끝에 남미 경제의 대국도 결국 IMF체제에 편입된 것이다. 그러나 브라질의 경우를 보면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벌였던 우리나라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우선 415억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지원하는데도 IMF는 브라질에 대해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미셸 캉드쉬 IMF 총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은 3년간에 걸쳐 415억달러 이상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원한다면 내년에만 370억달러의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같은 금액은 브라질이 희망하던 액수보다 많은 것이며 지원 금액에 비해 금리나 향후 재정적자 축소방안 등 조건도 별로 까다롭지 않다.

지원국가도 IMF를 비롯해 세계은행 미주개발은행 등 국제금융기관과 미국을 비롯한 20개국에 달한다. 특히 미국이 직접 재무부 기금에서 50억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브라질이 미국의 「뒷마당」이기는 하지만 미국의 지원은 국제적인 신뢰를 준다는 의미에서 그 상징적 효과가 크다.

지원받는 브라질 역시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수 브라질 대통령은 애초부터 IMF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선언할 만큼 경제위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긴축정책과 증세안을 직접 발표하고 재무장관을 워싱턴에 파견, 의회가 반대한다는 「협박」까지 하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도록 했다. 국민들은 그의 믿음직한 행동에 지지를 보냈고 10월초 선거에서 그를 다시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카르도수는 이왕 IMF의 지원을 받을 바에야 조금이라도 자국에 유리하게 협상을 하고 협상내용도 반드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해 왔다. IMF는 결국 카르도수의 지도력을 신임하게 됐으며 브라질은 돈을 꾸면서도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IMF 1주년을 맞는 지금 지도자의 자질을 다시 한번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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