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탁자’에 앉아 방명록 작성… ‘한중우의’도/中 지도자들,金 대통령 인생·정치역정 큰관심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내외는 15일 중국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로 출발하기에 앞서 상하이(上海) 시내의 옛 임시정부 청사를 20여분간 방문했다.
김대통령은 먼저 백범 김구(金九) 선생 등이 사용하던 청사 1층 회의실에 들러 청사 소재지인 류완치(盧灣區)의 장자이양(張載養) 청장대리와 베이민디앙(貝民强) 청사관리소장으로부터 청사 복원배경에 관해 설명을 듣고 백범 선생이 사용한 탁자에 앉아 방명록에 서명했다.
김대통령은 방명록에 「불석신명 유방만세(不惜身命 遺芳萬世)」라고 쓴 뒤 『애국지사 선열들이 신명을 바쳐 이룩하려 했던 것이 향기가 돼 만세에 남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이 말 뒤에 「한중우의(韓中友宜)」라고 추가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청사관리소로 갔는데, 관리소측은 김대통령 내외가 94년 11월9일 이곳을 방문했을 때 서명한 방명록과 김대통령 가족 사진을 전시해 놓는 등 세심하게 준비한 모습이었다.
김대통령은 관리소에서 『임시정부는 중국내 여러 곳으로 옮겨다녔으므로 앞으로 그 유적도 찾아 보수·보존하는 일을 추진하겠다』며 『보존·개선에 협력해 준 중국 정부와 상하이시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또 『세계사에서 우리같이 식민지 기간 내내 임시정부를 만들어 무장 독립투쟁을 벌인 민족은 별로 없다』며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력이 자랑스럽고 선열의 애국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관리소 안에서 김대통령은 백범 선생 흉상 왼쪽 어깨에 오른손을 얹고 상념에 빠지기도 했다.
○…김대통령의 방중은 양국관계의 진전 성과 못지 않게 많은 뒷얘기를 남겼다. 확대정상회담에서는 김대통령의 인생·정치 역정이 화제가 됐다. 주룽지(朱鏞基) 총리가 『김대통령의 다리 부상은 고문 때문』이라고 소개하자 장쩌민(江澤民) 주석은 『자동차 암살 시도 때문』이라고 즉석에서 시정했고, 리펑(李鵬) 전인대상무위원장은 『지금도 통증이 있느냐』고 관심을 보였다.
특히 주총리는 만찬에서 김대통령의 민주화 투쟁 등에 관해 대화하면서 자신도 문화혁명으로 20년간 가족과 떨어져 농촌에서 고초를 겪은 경험을 회상하기도 했다. 박지원(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은 『중국 지도자들 대개가 주총리처럼 고초를 겪은 일이 있어 김대통령의 정치역정을 더욱 존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만찬에서 장주석은 금강산 관광사업에 대해, 『(남북당국간) 경협을 위한 우회전략임을 안다』며 『우리는 남북경협을 방해하지 않을테니 안심하고 추진하시라』고 말했다고 우리측 한 참석자가 전했다.<상하이=유승우 기자>상하이=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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