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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IMF 대표단 보좌 힐튼호텔 제니퍼 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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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IMF 대표단 보좌 힐튼호텔 제니퍼 리씨

입력
199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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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IMF졸업협상단 맞고 싶어요”16일은 우리나라가 IMF구제금융을 받기로 내부적으로 결정을 한 날. 바로 1년전 이날의 결정으로 우리나라는 IMF관리체제의 혹독함이 예견됐다.

남산자락의 서울 중구 힐튼호텔 19층. 지난해 11월 하순 「경제 국치(國恥)」로 불리는 IMF 구제금융 요청과 지원조건을 둘러싸고 IMF측 실무대표단과 우리나라 경제계 인사들간에 마라톤협상이 벌어졌던 곳이다.

당시 미셸 캉드쉬 IMF총재와 나이스 실무단장 일행을 보좌하며 비서업무를 담당했던 귀빈층 객실담당 제니퍼 리(31·여)씨는 15일 서울역광장을 내려보며 지난 1년간 우리국민이 겪은 대량실업과 기업도산 등 IMF체제의 고통을 누구보다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이씨는 『국가부도계약을 옆에서 보조하는 것 같아 두렵고 긴장되어 부담스러웠다』며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이씨는 대표단 일행의 일정 예약·확인 등 기본적 업무 외에도 협상 진전상황에 대한 IMF본부와의 팩스 송수신 등 업무를 도맡았다. 팩스 내용 중에는 은행합병 프로그램, 기업인수합병(M&A), 재벌 구조조정 등 충격적인 것들도 많았지만 누구에게도 직업윤리상 발설할 수는 없었다. 대표단의 이야기중 「환율 2,000원대」라는 말을 엿듣고 「설마」하며 믿지 않았다가 현실로 닥쳤을 때 간담이 서늘했던 기억도 있다. IMF구제금융이 공식발표된 뒤 1년간 이씨도 IMF체제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호텔직원들의 급여가 삭감되는 등 구조조정이 이루어졌다.

이씨가 힐튼호텔에서 근무한 것은 8년. 이씨는 이중 6년을 VIP룸에서 세계각국의 귀빈들을 보좌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IMF의 칼날은 피해갔다.

이씨는 『김달현(金達玄) 전 북한부총리와 베이커 전 미국무장관 등 VIP들을 많이 접해봤지만 지난해 맞은 IMF협상단이 가장 슬픈 기억이 될 것』이라며 『우리경제가 하루 빨리 회복돼 IMF 졸업협상 대표단 비서업무를 보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고 말했다.<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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