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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오페라 페스티벌’/매진 사태속 강행군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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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오페라 페스티벌’/매진 사태속 강행군 속앓이

입력
199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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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오케스트라·합창단없고 스태프 부족 무대완성도 해쳐5일 개막된 오페라 페스티벌이 쾌속항진 중이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9일까지 펼쳐지는 총 15회공연은 오페라로는 드물게 흑자를 낼 전망이다. 매진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슬아슬하다. 뼈대가 부실한 건축물처럼 위태롭다. 전속 오케스트라·합창단이 없고 무대스태프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번 페스티벌은 여러 편의 오페라를 동시에 올리는 이른바 「레퍼토리 시스템」을 동양 최초로 도입한 획기적인 시도다. 「카르멘」「리골레토」「라보엠」을 화·목·토·일요일 번갈아 5회씩 공연하고 있다. 오페라 한 편을 길어야 사나흘 공연하는 게 고작이던 국내 제작여건에 비춰볼 때 엄청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가장 고생하는 것은 무대스태프. 이번 페스티벌의 스태프는 40여명. 레퍼토리 시스템이 정착된 이탈리아의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은 120명이 3교대로 무대를 돌린다. 그 3분의 1의 인원으로 무리한 강행군을 하느라 예술의전당 스태프는 기진맥진 상태다. 주말공연은 특히 살인적이다. 토요일 밤 공연이 끝나면 일요일 낮 공연 준비를 위해 무대를 바꾸고 점검하느라 밤을 꼴딱 새운다. 피로가 겹치니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공연 중 무대조명이 제 자리에 제때 떨어지지 않거나, 막이 오르자마자 천장에서 물체가 뚝 떨어지고 가림막이 똑바로 내려오지 못하고 삐딱하게 걸리는 일도 벌어졌다.

상주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없는 것은 음악적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다. 임헌정 지휘 부천필과 안양시립합창단이 맡은 「카르멘」을 빼고 나머지 두 작품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은 이번 축제를 위해 급조됐다. 오랜 연습으로 잘 다듬어진 앙상블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휘자들의 힘으로 잘 버티고 있다. 합창단, 특히 「리골레토」의 합창단은 끔찍스럽다. 베르디 오페라에서 긴장과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합창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기에는 역부족이 완연하다.

오페라 페스티벌은 예술의전당과 민간오페라단연합회가 고사(枯死)위기에 빠진 한국오페라를 살리려고 마련한 야심찬 기획이다. 연례행사로 자리잡아 오페라 르네상스를 이룩하려면 무대인프라를 갖추는 게 급하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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